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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무대·쟁쟁한 출연진… 볼거리 많지만 스토리는 ‘허술’

입력 : 2017-07-30 20:38:08 수정 : 2017-07-30 20: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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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나폴레옹’
뮤지컬 ‘나폴레옹’(사진)에서 정작 나폴레옹은 보이지 않았다. ‘나폴레옹’은 올여름 주목받은 라이선스 초연작이다. 역사적 영웅이라는 소재, 화려한 볼거리를 앞세워 관심을 끌었다. 출연 배우들의 이름값과 실력도 쟁쟁했다. 그러나 공연을 다 보고 나니 나폴레옹이라는 인물이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 뮤지컬이 전하려는 바도 오리무중이었다. 뚜렷한 주제의식 없이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고, 과하게 많은 요소를 담다보니 이야기의 개연성이 떨어지고 산만해진 탓이다.

한 편의 이야기로서 극적 완성도는 아쉽지만 대극장 뮤지컬의 화려함은 충실히 갖추고 있다. 전쟁 장면, 연회, 대관식 등 볼거리가 눈을 즐겁게 한다. 웅장하고 극적인 음악도 귀에 달라붙는다. 배우 대부분의 호연과 빼어난 가창도 극을 든든히 받친다.

이 뮤지컬은 나폴레옹의 일생을 시간 순으로 따라간다. 나폴레옹의 조력자이자 냉철한 정치가인 탈레랑이 중간중간 해설자로 나선다. 문제는 사건만 있고 입체적 개인이나 시대가 표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1막에서 시민 궐기를 진압한 나폴레옹은 한두 장면 뒤 대뜸 고통받는 국민을 위하겠다고 외친다. ‘자유와 평등, 우리가 품었던 꿈 잊지 말자’고 노래한다. 느닷없다. 극은 그가 야심에 눈이 멀었는지 아니면 혁명의 가치를 신봉하게 됐는지 해석하지 않는다. 그를 전쟁 영웅으로 이끈 리더십도 생략된다.

황제가 되려는 심리와 동기가 설명되지 않다보니 나폴레옹에 공감이 가거나 끌리기 힘들다. 영웅이나 의지의 인물로서 위대해 보이지도, 야망에 충실한 소인으로 새롭게 다가오지도 않는다. 나폴레옹이 가끔 꼭두각시처럼 보일 만큼 그의 ‘의지’가 약하게 표현되는 반면, 해설자인 탈레랑은 과하게 부각된다. 탈레랑 역의 배우가 부적절하게 목소리를 높일 때면 작품 제목이 ‘나폴레옹과 탈레랑’인가 의아해질 정도다. 나폴레옹의 비상이 허술하게 그려졌기에, 그의 몰락도 절절히 와닿지 않는다. 공연은 10월22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진행된다.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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