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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흔하면서 개성적인 청바지… “너는 누구니?”

입력 : 2017-07-29 03:00:00 수정 : 2017-07-28 19: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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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 대니얼 밀러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인류학과 교수는 서울과 베이징, 이스탄불, 리우데자네이루 등 전 세계의 대도시를 다닐 때마다 무작위로 지나가는 사람 100명의 옷차림을 관찰했다. 그 결과 언제나 절반 이상의 사람이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청바지가 전 지구적으로 존재한다는 주장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때로는 가장 미국적인 아이콘으로 평가되고, 때로는 세계 각지의 문화를 파괴하는 제국주의의 첨병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지만, 이제는 청바지만큼 대중적인 옷은 없다. 가장 비개성적이면서 가장 개성적이고, 가장 흔하면서 가장 독특한 매력을 풍기는 옷이 바로 청바지인 것이다.

신간 ‘청바지 인류학’은 전 세계적에서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입는 청바지의 다양한 의미를 인류학적으로 접근한 책이다.

패션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고민하지 않고 입을 수 있는 평범한 옷인 청바지는 세계에서 가장 글로벌한 옷이다. 작업복이던 청바지는 대공황 시기를 거치며 패션으로 변화되고 수용됐다.

자본주의에 대한 불신과 사회 변혁의 움직임 속에 미국에서는 리바이스 청바지 차림의 카우보이를 미국 평등주의의 화신으로 내세우는 상업적, 정부 주도 서사가 양산됐다. 또 1940년대 언론이 참전 중인 남자를 대신해 청바지를 입고 직업훈련을 받는 애국심으로 무장한 여대생들을 다루면서 청바지를 입은 여대생은 애국적이고 실용적이며 절약하는 이미지가 됐다.

책은 법체계나 경제체제, 정치적 과제 같은 거대하고 추상적인 논의 대신 청바지라는 구체적인 사물을 통해 우리의 현재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권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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