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여주 한 고교서 여학생 34%가 성추행 피해

입력 : 2017-07-26 19:54:39 수정 : 2017-07-26 23:39:1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72명 확인… 남학생 3명도 당해 / 가해 교사 중 1명은 인권담당 부장 / 경찰, 강제추행 등 혐의 영장 청구 경기 여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2년 넘도록 전체 여학생 210명 중 34%에 달하는 72명이 교사 2명에게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6일 여주경찰서에 따르면 여주서 학교전담경찰관은 지난달 초 A고교 여학생 3명에게서 “교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제보를 접수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합동으로 전교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여 여학생 72명이 남학생 3명이 성추행을 당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경찰은 전날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등 혐의로 A고 교사 김모(52)씨와 한모(4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이 학교 2·3학년 학생의 체육 교사로 근무하던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체육수업 도중 여학생들의 신체 부위를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한씨는 2015년 3월부터 최근까지 3학년 담임교사로 재직하면서 학교 복도 등을 지나가다가 마주치는 여학생들에게 친근감을 표시하며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수조사 결과 31명은 김씨에게, 55명은 한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들 중 14명은 두 교사에게 피해를 봤다. 애초 성추행 피해자로 알려진 남학생 3명은 이들 교사에게 폭행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랫동안 교내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을 학교 측은 왜 몰랐을까. 전수조사 과정에서 한 학생은 “성추행을 당해 담임선생님에게 알렸지만 학교에 보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교사는 제자로부터 성 관련 피해 사실을 알게 되면 학교장에게 보고해야 하며, 학교장은 경찰에 고발해야 한다. 경찰은 학교가 미흡하게 대처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특히 애매한 추행에 대해 경찰에 신고할 것인지를 상담해줘야 할 인권담당 부장이 가해자인 김 교사여서, 학생들은 피해 사실을 제대로 하소연하지 못했다. 교내에서 벌어지는 형사사건을 상담·지도하는 학교전담경찰관이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여주경찰서 소속 학교전담경찰관은 4명으로, 초·중·고 49개교를 2인 1조로 맡고 있다.

김씨는 경찰에서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학생들이 그랬다고 하니 잘못한 것 같다”며 일부 혐의를 인정했지만, 한씨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여주=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