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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北의 침묵'에 꼬이는 '文 베를린 구상'

입력 : 2017-07-26 18:42:27 수정 : 2017-07-26 23: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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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정전협정 64주년 긴장 고조 / 北, 군사회담 등 제안에 반응 안 해 / 文정부 대화 시도 일단 물 건너가 / 北, ICBM 발사 등 군사행동 가능성 / 도발 감행 땐 對北 유화정책 물거품 / 8월 韓·美 연합훈련 北 반발도 변수 / 北 리용호 ARF 참석… 남북 접촉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64주년인 27일을 맞아 한반도 정세가 대결이냐, 대화냐는 중대 분수령에 직면했다.

북한은 우리 정부의 남북군사당국회담·적십자회담 제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6일 “군사회담 제의에 북측이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화 제의 묵살에 문재인 대통령이 정전협정 체결일을 기해 군사분계선(MDL)에서 상호 적대행위를 중지하자고 제안한 베를린 구상의 이행도 일단 물 건너가는 상황이다.

북한은 대화보다는 전승절로 부르는 정전협정 체결일을 맞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전략적 군사행동을 감행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13일 화성-14 ICBM 개발자들과의 기념사진 촬영 보도 이후 13일째 북한 공식 매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올해 들어 김 위원장이 13일 이상 장기 잠적한 것은 지난 4일 화성-14 발사 직전이 유일하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이 27일 평남 구성 일대에서 ICBM이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할 징후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날 “북극성-2가 두 번 시험발사한 뒤 실전배치에 들어갔다”며 “화성-12 IRBM이나 화성-14 ICBM도 같은 과정을 거치기 위해 추가발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시험발사도 거론된다.


북한이 ICBM 발사 등 군사적 조치를 감행할 경우 남북관계 악화는 물론 문재인정부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로드맵이 전반적으로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정부의 대북 대화 제의 후 한·미 간에 미묘한 기류가 조성된 상황에서 북한의 재도발 시 우리가 다시 대화를 제의하거나 선제 대북 유화 조치를 취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우리의 회담 제의에 답하지 않고 미사일 발사 징후까지 보여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북한의 응답을 최대한 기다려 보겠다”고 말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하면 원유 공급 중단 등 국제사회의 제재가 더욱 강화되고 B-1B 전략폭격기를 비롯한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예상된다. 북한이 이에 ICBM 발사나 6차 핵실험으로 맞설 경우 제재→도발→추가 제재→추가 도발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다음달에 열릴 한·미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전후로 북한이 군사적 대응을 할 경우 한반도 긴장은 급속히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부 결속 다지는 北 북한군 장병이 25일 정전협정체결일(27일)을 맞아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교양마당에서 열린 육군, 해군, 항공 및 반(反)항공군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사진을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일을 맞아 대화보다는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박영식 북한 인민무력상은 이날 열린 전승절 64주년 경축 중앙보고대회에서 “만약 적들이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오판하고 핵 선제타격론에 계속 매달린다면 백두산 혁명 강군은 이미 천명한 대로 그 무슨 경고나 사전통고도 없이 아메리카 제국의 심장부에 가장 철저한 징벌의 핵 선제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육해공군 및 반(反)항공군 장병 결의대회(25일) 개최 소식을 전하면서 “반제·반미 전승의 역사와 전통은 오늘 김정은 동지를 높이 모시어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다음달 7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다는 뜻을 주최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ARF를 계기로 남북 외교장관 접촉과 북·미 접촉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박수찬·김예진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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