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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고 과감해진' 인민해방군…中, 군사굴기 본격화 하나

입력 : 2017-07-26 14:41:17 수정 : 2017-07-26 14: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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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군함 발트해 진입·지부티에 첫 해외군사기지·인도와 일촉즉발
시진핑, 대양해군 육성 등 '강군 드라이브'…국제 사회 우려 고조
근래 중국 인민해방군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중동과 아프리카를 잇는 전략적인 거점 지부티에 사상 첫 해외 중국 군사기지를 구축한 데 이어 무려 1만9천㎞를 항해한 인민해방군 해군의 최신예 함대가 러시아와 나토의 분쟁지역인 발트해에 진입했다. 미국에 도전장을 낸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또 서해상에서 중국 전투기들이 미 공군 정찰기에 '90m 초근접' 위협 비행을 해 일촉즉발의 상황이 조성됐는 가하면 중국-인도 접경에선 그다지 흥분할 필요가 없어 보이는 다툼에 중국이 상상을 초월한 전쟁물자를 이동시켜 전쟁 위협을 하는 초강수를 둬 국제사회에 불안을 조성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슈퍼파워로서 지위가 흔들리는 사이에 중국은 정치·외교·경제 분야 이외에 군사분야에서도 급속하게 힘을 확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개혁개방 30년의 경제발전으로 미국에 버금가는 주요 2개국(G2) 자리에 오른 만큼 군사력도 확장하려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강군 전략에 따라 내적으로는 군 개혁 심화를 강조하고 외부적으로 '거침없고 과감해진' 태도로 군사 굴기(堀起·우뚝 섬)에 나선 형국이다.

시 주석이 이끄는 중국이 트럼프 미 대통령 집권 이전에는 남중국해 영유권 수호에 전력을 기울였다면, 이제는 인도양→ 수에즈 운하→ 지중해→ 발트해로 확장한 '대양해군'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맞춰 중국은 내부적으로는 인민해방군 산하 육군 병력은 축소하면서도 해병대와 해군 전력을 크게 강화하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런 행보를 두고 베이징 외교가에선 중국이 이제 대외적으로 군사굴기를 통한 강한 군대 건설의 자신감과 의지를 표현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민해방군 건군 90주년 전시회에 공개된 둥펑-31AG 모형.신랑군사망 캡처
26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24일 공산당 정치국 제42차 회의에서 국방과 군대 개혁 심화를 '힘겨운 공방전'에 비유하며, 당 전체와 전국적인 지지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개혁과 같이 깊이 있고, 넓은 범위에 걸친 강도가 높은 개혁은 여태껏 없었다"며 "강군은 강대국의 중요한 전략적 받침대이자 당의 중요한 임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 주석은 군대 규모와 구조, 병력 편성 등에 대한 심도있는 개혁으로 '강한 군대' 건설에 방점을 찍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시 주석이 주창하는 군사 굴기의 본격적인 움직임은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열리는 건군 90주년 행사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 당국은 다음 달 1일 건군 90주년을 맞아 아시아 최대 군사훈련기지인 네이멍구(內蒙古) 주르허(朱日和) 합동전술훈련기지에서 열병식을 겸한 역대 최대규모의 군사훈련을 통해 군사굴기 시작의 팡파레를 울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 자리에 인민해방군의 최신 첨단 무기들이 대거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4일 베이징에서 열린 건군 90주년 기념전시회에서도 미국 하와이 타격이 가능한 1만㎞ 사정거리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DF)-31AG의 모형을 공개한 바 있다. 이 미사일은 둥펑-31A를 기반으로 개량해 만든 것으로, 일반 전역전술 미사일뿐만 아니라 핵탄두를 탑재해 전략 무기로도 쓰일 수 있는 '핵상겸비'(核常兼備)형 ICBM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 인민해방군의 '도발적인' 행위가 국제사회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이달 23일 한반도 서해 인근 공역(空域)을 비행 중인 미 정찰기에 중국 J-10 전투기 2대가 전속력으로 다가가 90m의 초근접 비행으로 미국을 자극했다. 미 정찰기가 대응하고, 중국 전투기가 맞섰다면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사건이었다.

미 국방부는 공개적으로 중국 전투기들의 그런 초근접 비행이 "안전하지 못한 조치"였다면서 점잖게 항의했지만, 중국 외교부는 "국경 지역에서 빈번한 정찰활동을 하는 미국이 원인을 제공했다"면서 맞섰다. 미국이 정찰을 했기 때문에 대응조치였다는 말로 받아들여졌지만, 갈등과 대립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됐다.

아울러 중국의 최신 052D형 이지스함인 허페이(合肥)함 등은 18일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항을 출발시켜 남중국해, 아덴만, 수에즈운하, 지중해, 영국해협을 거치는 1만9천㎞를 항해해 발트해에 진입해 21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중·러 해상연합-2017' 훈련에 참가했다.

중국 함대의 발트해 진입은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포함한 나토 회원국가들을 바짝 긴장시켰다.

최근 호주 북동부 해상에서 치러진 미국·호주 군사훈련 장소 부근에 중국 정찰함이 접근해 염탐하는 일도 벌어졌다.

또 지난달 16일 중국 티베트-인도 시킴-부탄 3개국 국경선이 만나는 도카라(중국명 둥랑<洞朗>·부탄명 도클람) 지역에서 추진되는 중국 측의 도로 건설에 인도와 부탄이 항의하면서 시작된 양측의 대치는 한 달을 넘어서며 장기화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인도와 중국의 무장병력 수천 명이 지근거리에서 대치하며 상대에 도로공사 중단과 군대 철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산하 서부전구(戰區) 사령부로 하여금 대치지역에 수만t의 군수 물자를 이동시켜 사실상 전쟁 준비를 마쳤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25일 태국방문길에 기자회견에서 인도에 고분고분 군대를 철수하라고 강력한 메시지를 날렸다.

중국군의 거침없는 행보에 서방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지만, 중국은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오히려 군사굴기를 통한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사 활동 확대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의도를 담고 있어 보인다.

중국 공산당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와 글로벌 타임스도 이날 사평(社評)을 통해 "중국군도 앞으로 다른 국가를 방문하거나 장거리 작전을 수행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며 "민감한 지역에서 어떻게 행동할지 학습이 필요하고, 수동적으로 집 안을 지키고 있을 것이 아니라 능동적인 자세로 미국과 동맹국들의 도발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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