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시의 작품 중 가장 인기가 많은 ‘풍선을 든 소녀’. |
브래드 피트와 앤젤리나 졸리,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의 열혈 팬이 있는 뱅크시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국내에서 열린다. 오는 9월10일까지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전시에는 뱅크시의 담벼락 그림 캔버스판화 100여점과 그의 작품을 사진으로 담아 온 마틴 불의 사진작품 50여점이 출품됐다.
영국 남서부 브리스틀 출신인 뱅크시는 늘 가면을 쓰고 나타난다. 이름도 실명이 아니다. 지난 25년간 경찰의 눈을 피해 런던이나 브라이턴, 브리스틀 등 건물 담벼락이나 도시 건물벽, 지하도에 순식간에 그림을 그리고는 도망치곤 했다. 건물에 낙서를 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기 때문이다. 법망을 피하기 위해 ‘얼굴 없는 화가’를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담벼락 그림이 억대를 호가하면서 ‘낙서 화가’인 장 미셸 바스키아와 종종 비교되기도 한다.
가장 사랑받는 뱅크시의 작품은 ‘풍선을 든 소녀’다. 소녀가 빨간색 하트 모양의 풍선을 잡으려 하는 것인지, 아니면 놓으려 하는 것인지 해석이 분분하다. 작가는 책에서 “떠나야 할 때는 호들갑을 떨지 말고 그저 조용히 떠나라”는 메시지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뱅크시가 외동아들이었지만 한 번도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한 적이 없는 어린 시절의 정서를 반영한 것이란 얘기도 있다.
런던 경찰들이 서로 키스하는 그림, 저개발국가의 저임금 노동 착취 상품 소비를 고발하려는 듯 영국 국기를 재봉질하는 어린 소년의 모습, 두 남녀가 포옹하면서도 서로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그림 등은 공권력과 사회풍자가 근저에 깔려 있다. 몰래 작업하는 것이 섹스나 마약보다 훨씬 더 흥분된다는 그는 영국을 넘어 호주와 미국,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지역까지 파고들어 작업을 하고 있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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