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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기 피격사건으로 향한 김진명의 상상력과 통찰… 한반도 문제 본질 꿰뚫다

입력 : 2017-07-21 20:52:35 수정 : 2017-07-21 20:5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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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지음/새움/1만4800원
예언/김진명 지음/새움/1만4800원

1983년 뉴욕을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KAL 007기가 북태평양 상공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뒤늦게 나온 몇 줄짜리 피격 소식은 의혹만 키울 뿐이다. ‘탑승객 269명 전원 사망, 유해 잔해 확인되지 않음’ 유례없는 대참사였다. 피격 사실 외엔 밝혀진 게 없는 미스터리다.

다만 소련 전투기에 의한 피격이란 사실이 추가로 알려졌다. 그러나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한 후 한국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사고 소식이 전해지던 날, 한국의 메인 뉴스는 전두환의 집 앞 청소였고, 소련 전투기는 ‘제3국의 전투기’로 보도되었다. 정부는 제3국에 아무런 항의도 하지 않았다.

KAL기 격추로 유일한 혈육인 여동생을 잃은 청년 지민은 미국으로 갔다. 그는 국가가 외면한 여동생의 복수를 위해서다.

“7년 내 공산주의는 멸망합니다.”

지민의 복수는 과연 성공했는가? 몇년 늦었지만 지민의 예언은 정확히 현실이 되었다.

이 소설에서 김진명의 상상과 예리한 촉은 미·소의 파워 게임이 한창이던 1980년대로 향한다. 뉴욕, 베를린, 빈, 모스크바, 평양을 종횡무진하며 광대한 스케일을 선보인다.

34년 전 KAL 007기 피격 사건으로부터 시작되는 장편소설 ‘예언’의 초점은 역시 한반도였다. 김진명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한반도의 ‘현재’에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강한 시사점을 남긴다.

‘문재인정부 출범, 미·중의 줄다리기 ‘예측불허’인 2017년의 한반도.’

과거 김진명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예언하고, 미·중 갈등까지 내다본 바 있다. 사드 배치의 후폭풍은 여전하다. 새 정부 출범 직후에도 변함없이 한반도에선 4강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김진명은 소설에서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이 같은 통찰을 바탕으로, 한반도 문제의 본질인 남북관계와 통일의 중요성을 역사적 상상력으로 환기시킨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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