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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페셜 - 우주 이야기] (21)소행성 ‘신(新)골드러시’

입력 : 2017-07-15 10:00:00 수정 : 2017-07-15 03: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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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골드러시’로 익숙한 사건은 184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됐다. 캘리포니아에서 많은 양의 금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한 이들이 일확천금을 좇아 금광지대에 몰려들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금이 발견되면 모두 왕이나 지배층이 가져갔지만, 캘리포니아에서는 누구나 찾아내기만 하면 자기 소유로 할 수 있었기에 ‘황금 열풍’이 불기 충분했다.

5년 동안 일어났던 골드러시지만 샌프란시스코가 신흥 도시로 성장했고, 캘리포니아에는 도로와 교회, 학교 등이 건설되는 등 미국 사회 발전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
 
그로부터 약 170년이 지난 현재. 인류는 지구 밖 우주의 자원을 채취하고자 하는 ‘신(新)골드러시’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우주 벤처 업체인 ‘딥 스페이스 인더스트리’(deep Space Industries)는 자원 채취를 목적으로 한 소행성(asteroid) 탐사 위성을 발사한 뒤 우주에서 가공·생산까지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영화 ‘아바타’의 감독인 제임스 카메론과 구글의 공동 대표인 래리 페이지,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 등이 함께 만든 ‘플래니터리 리소시스’(Planetary Resources)도 주인 없는 우주 자원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플래니터리 리소시스는 2022년부터 희토류와 같은 희소 자원을 채취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룩셈부르크 정부도 소행성에서 광물을 채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룩셈부르크는 세계 최대의 위성 운용업체 가운데 하나인 SES를 일찍부터 설립해 우주 관련사업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해왔다. 룩셈부르크 정부는 딥스페이스 인더스트리와 플래니터리 리소시스 등 미국의 우주 자원개발 기업들과 함께 소행성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 중이다.

◆인류는 왜 소행성에 주목할까?

태양계가 형성된 뒤 남은 잔해로 만들어진 소행성에는 중금속 등 희귀한 광물이 지구 표면보다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7월 지구를 상대로 최접점을 통과한 소행성 ‘2011 UW-158’의 중심 핵에는 백금이 1억t 가량 매장된 것으로 관측됐다. 당시 가치로 5조400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6100조원이 넘는 금액이다.

약 6100조원이 넘는 가치를 지녔다고 알려진 소행성 ‘2011 UW-158’(오른쪽)과 지구. 출처=미국항공우주국

소행성에 잠들어있는 희귀 광물들은 TV나 모니터, 발광다이오드(LED) 등에 쓰이거나 풍력 또는 태양광 발전기에 들어가는 원자재로 각광받고 있어 그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희귀한 자원과 함께 소행성에 있는 물을 찾아 산소와 수소로 분리한 뒤 유인 우주 탐사를 위한 에너지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인류의 활동 반경이 지구를 벗어나 더 먼 우주로 넓어지는데 소행성이 징검다리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 미래학자 피터 디아만디스 박사는 “20년 내 인류의 첫번째 조만장자가 탄생할 것”이라며 “돈 버는 분야는 바로 ‘우주’로, 소행성 등의 자원 탐사와 채굴로 떼돈을 벌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소행성의 자원, 먼저 채굴하면 임자?

엄청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소행성 내 자원들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는데 문제는 없을까.

1967년 발효된 유엔 ‘우주조약’(Outer Space Treaty)에 따르면 우주 공간과 천체는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어느 누구도 상업적인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 조약에는 법적인 강제성이 없어 어기더라도 제재를 가할 수 없다.
 
작년 11월 미국에서는 ‘상업우주법안’(Commercial Space Launch Competitiveness Act)이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승인으로 통과됐다. 그보다 앞서 제출된 하원 법안에는 소행성에서 채취한 자원에 대해 기업 소유권을 인정했으나 최종안에서는 ‘우주 자원’(Space Resource)으로 그 범위가 넓어졌다. 이 법을 토대로 미국의 민간 기업들은 우주 자원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게 된 만큼 자원 탐사에 목적을 둔 업체에는 큰 의미를 지니는 사건이다. 플래니터리 리소스 측은 “상업우주법안 통과는 단일 법안으로는 사상 최대의 재산권 인정사례”라며 “지속적인 우주 개발을 장려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소행성 자원 채굴, 현실성 있나?

2000년대에 들어서며 인류는 향후 유인 우주탐사의 목적으로 달과 화성 등의 현지 자원을 활용(In-situ Resource Utilization·ISRU)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ISRU를 연구하다 보니 달과 소행성을 대상으로 자원탐사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지구에 부족한 헬륨3(핵융합 발전의 원료), 희귀금속 등과 함께 유인 우주탐사에 필요한 물(음용수, 산소와 수소로 분해 후 에너지원으로 사용 가능) 또한 자원이 될 수 있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달에서는 헬륨3, 소행성에서는 백금 등 희귀금속을 각각 개발하는 방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미국우주항공국(NASA·나사)에서는 소행성을 포획해 지구 근처로 가져오는 탐사계획을 수립해 연구하고 있다.

나사에서는 소행성에서 샘플을 가져오는 OSIRIS-Rex(Origins, Spectral Interpretation, Resource Identification, Security and Regolith Explorer)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또 다른 연구로는 소행성에서 바위와 같은 비교적 큰 샘플을 포획해 달 부근의 궤도로 가져와 우주인들이 탐사하는 ARM(Asteroid Redirect Mission)도 있다.

소행성 `벤누`(Bennu)의 샘플을 채취할 예정인 OSIRIS-Rex(Origins, Spectral Interpretation, Resource Identification, Security and Regolith Explorer)의 개념도. 출처=미국항공우주국
더불어 나사에서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로봇을 이용한 자원채굴 대회도 열고 있다.

민간 기업에서도 플래니터리 리소시스와 딥스페이스 인더스트리 등이 대표적으로 우주자원 채굴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주 대상인 소행성의 우주자원 채굴을 위해서는 탐사하고자 하는 소행성을 파악하는 기술(지상에서 작은 크기의 소행성을 관측하고 찾아내는 기술, 적외선 분광관측 등을 통해 소행성의 가치를 파악하는 원격측정 기술), 큐브 위성 등의 소형위성 등을 소행성에 보내서 직접 관측하는 기술(소행성의 지형도, 구성 성분 등 파악), 소행성의 표토 샘플을 가져오기 위해 로봇 등이 탄 착륙선을 내리고 로봇을 이용해 채굴하여 가져오는 기술(드릴과 같은 채굴 장비 포함) 등과 같은 게 필요하다.
소행성 샘플을 조사하는 우주인들 개념도. 출어=미국항공우주국

장기적으로 볼 때 탐사하고자 하는 소행성에 있는 자원의 잠재적 가치가 크다고 파악된다면 우주개발 선진국가들은 어떠한 방법으로라도 유엔 조약을 피해 상업적 개발을 추진할 것으로 예측된다.

소행성 등의 우주자원 탐사는 앞으로 관련 기술 개발과 더불어 상업적 가치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앞으로 우주 개발의 주목적 중 하나의 이유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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