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열린마당] 페트병에 남은 ‘소중한 물’ 반드시 땅에 돌려주자

관련이슈 독자페이지

입력 : 2017-07-11 22:30:27 수정 : 2017-07-11 22:30:2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우리나라에서 ‘생수’라 하는 먹는 샘물 사업이 시작된 지 벌써 30년 가까이 돼 간다.

굳이 수치를 들지 않더라도 플라스틱 재질의 페트(PET)병에 담긴 생수를 손에 들고 다니며 마시는 사람을 보는 것에 이미 익숙해졌다. 특히 더워질수록 더 많은 사람이 생수병을 들고 다니며, 판매자도 냉장고에 있는 것을 판매하는 것에서부터 아예 생수병을 얼려서도 파는 등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가고 있다. 회사 회의석상에서도 커피나 차가 아닌 생수병을 기본적으로 비치해놓고 있으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현장에서도 생수병을 제공해 참가자들의 목을 축여주고 있다. 이제는 물이 공공재가 아닌 소비재로 인식돼 가는 시기라 할 수 있겠다.

그러다 보니 재활용품 수거함이나 쓰레기통에서도 많은 생수 PET병이 버려지고 있다. 그나마 재활용품 수거함에 들어 있는 PET병은 리사이클링 과정을 거쳐 새로운 상품의 재료로 그 수명을 이어가고 있으나 많은 PET병은 속이 빈 채로, 또는 속에 찌꺼기나 물이 들어 있는 채로 쓰레기통으로 향하는 운명에 처해지기도 하다.

사람의 몸과 우리가 살고 있는 생태계에서 물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생태계 역시 물이 없으면 식물은 광합성을 하지 못하고 식물을 기반으로 하는 동물계도 혼란이 올 것이다. 물은 순환을 통해 인간을 살게 하고 생태계의 구조와 기능을 유지하게 한다.

이렇게 중요한 물이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PET병에 갇혀 몇 백 년을 순환을 못하고 계속 그 안에 머물러 있으면 어떻게 될까. 양이 적다고 무시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갇혀 있는 물의 양이 매일매일 늘어나 쌓인다면 어느 순간에는 큰 문제로 다가올지 모른다.

이제는 PET병 생수를 마시더라도 남은 물은 병에 꼭꼭 숨겨두지 말고 화단에, 땅에 돌려주자. 그것조차 어렵다면 하수구에라도 버려 고향 떠나 우리 곁에 온 물이 자연에 돌아갈 수 있게 하자. 그래야 가뭄에 힘들어하는 농민과 지구에 미안한 감정이 조금은 줄지 않을까 싶다.

오성진·서울 양천구 신월5동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
  • 이다희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