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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 걷어낸 섹시디바… 대중은 낯·설·다

입력 : 2017-07-10 21:05:49 수정 : 2017-07-11 10: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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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6집 ‘블랙’으로 돌아온 이효리 / 진정한 내 모습 보여주고 싶어 / 깊이 담는데 집중 /‘자아도취’ 혹평 등 음원차트선 아쉬운 성적이지만 / 변화하는 과도기라 생각 원조 ‘섹시퀸’ 이효리가 정규 6집 ‘블랙’(BLACK)으로 돌아왔다. 2013년 5월 발매한 5집 ‘모노크롬’(MONOCHROME) 이후 4년 만이다. 이효리는 이번 앨범을 통해 변화를 많이 시도했다. 과거 ‘섹시퀸’과 같은 강렬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가사 전달에서 많은 고심을 했어요. 누구를 비난하거나 깎아내리는 것을 최대한 배제했어요.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죠. 누구나 들어도 위로가 되는 곡을 만들어보자는 것에 중점을 뒀어요.”

원조 ‘섹시퀸’ 이효리가 정규 6집 앨범 ‘블랙’으로 복귀했다.
키위미디어그룹 제공
정규 6집에는 모두 10곡이 수록됐다. 제주도에서 생활하면서 얻은 음악적 영감들이 담겼다. 이효리가 직접 가사를 쓰고 곡을 만들었다. 9곡을 작사, 8곡을 작곡했다. 이효리는 본인이 작사 작곡한 타이틀곡 ‘블랙’에 대해 “진짜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저를 수식하던 화려함을 걷어냈을 때 제 모습이 어떨지 궁금했어요. 팬들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줄지 의문이 생겼고요. 저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었죠. 좋은 면, 밝은 면만 부각시키기보다는 진짜 저를 내던져 볼까? 그런 생각에 ‘블랙’을 작곡했어요.”

‘서울’(Seoul)은 당시 복잡한 서울시의 모습을 담았다.

“곡 작업을 할 당시 서울은 어두웠던 시기였어요.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하고…. 서울에서 살 때는 화려하고 예쁜 모습만 보았죠. 서울을 떠나서 뒤를 돌아보니 내가 살던 고향, 서울이 안쓰럽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서울이 밝았으면 밝은 곡을 썼을 건데 그때 느낀 것을 쓰다 보니 그렇게(어둡게) 됐어요.”

이효리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곡은 9번 트랙에 담긴 ‘변하지 않는 건’이다.

“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게 없다는 것을 나이를 먹다 보니 믿게 됐어요. 변하고 늙고 죽고…. 괴로움도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고, 인기도 영원하지 못해요. 아이유가 저희 집에 놀러 온 적이 있어요. 동네 아이들이 난리가 났죠. 하지만 저에 대해서는 몰라요. 한때 잘나갔지만 시간이 지나고 눈에서 보이지 않으면 사라진다는 것을 느꼈죠.”

앨범에는 이효리의 현재 모습과 생각도 많이 반영됐다.

“화려한 모습이 이제는 어울리지 않다는 직감이 왔어요. 그래서 깊이 있는 느낌으로 가자고 했죠. 화려한 앨범이 되지 않더라도 진정성 있게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랐어요. 4년 전 발매한 모노크롬에서부터 그런 모습을 조금씩 보였죠. 당시 히트까지는 아니지만 저를 깊이 좋아하는 분들이 생겨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런 이효리의 변신이 무리수였을까. 6집이 발표됐지만 과거와 같은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KBS2 해피투게더, MBC 라디오스타, SBS 무한도전 등 지상파 대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지만 프로그램 내에서만 빛났다.

10일 멜론과 지니뮤직에 따르면 6집 앨범 중 일간 순위차트 100위 안에 들어간 곡은 ‘서울’과 ‘블랙’ 단 2곡뿐이다. ‘서울’은 지난달 28일 공개 직후 실시간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이후 인기 순위는 하락 중이다. 지난 4일 공개된 ‘블랙’ 또한 26위와 13위로 일간 차트에 입성했지만 순위가 떨어지고 있다. 이효리의 급격한 변화가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한 대중가요 관계자는 “팬들이 기억하는 이효리의 모습과 너무 다른 결과(앨범)가 나왔기 때문”이라며 “특히 아직 한국에 익숙하지 않은 인도풍 멜로디가 사용된 것이 큰 패착”이라고 말했다.

한 팬은 “이효리라면 당당하고 통통 튀고 밝고 시원한 이미지인데 갑자기 너무 어둡고 갇힌 이미지로 변모했다”며 “섹시디바로 남아주길 바라는 게 팬심인데 너무 자아도취를 해버린 것 같다”고 했다.

항상 1위만 했던 가수 이효리로서는 다소 아쉬운 음악 성적표다. 이효리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과도기’라고 설명했다.

“‘서울’이 공개됐을 때만 해도 대중들이 좋아할 줄 알았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죠. 좀 더 밝고 빠른 것을 대중들이 원했던 같아요. 다양한 시도와 변화를 해야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과도기라서 어색할 수 있어요. 너무 대중적이지도 않은 중간 접점인 것 같아요.”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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