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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동안 야외활동 자제 및 물놀이 안전 등에 유의하세요’ 폭염주의보를 알리는 긴급재난문자가 날아들며 스마트폰이 마구 울어댄다. 지독한 가뭄에 이어 집중호우와 폭염이 번갈아가며 초여름 한반도를 두들겨대고 있다. 여름은 여름인가 보다. 끔찍하게 뜨거운 햇빛을 피해 그늘로 파고들어도 온몸에 흐르는 땀을 어찌할 수가 없다. 이곳은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의 한쪽 구석. 나무 그늘에 방충망 텐트를 친 노부부가 더위를 식히고 있다. 자세히 보니 할아버지만 연신 부채를 부치고 있다. 달콤한 낮잠에 빠진 할머니 더울 새라 할아버지가 쉼 없이 부채를 움직이고 있었다. 어릴 적 내 옆에 앉아 부채질해 주시던 할머니처럼 말이다. 여름 낮 꿀잠 자는 할머니가 더울까 부채질하는 할아버지의 사랑이 찜통더위도 잊게 해줄 만큼 시원하고 애틋하다.

이재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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