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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톡톡 플러스] "부모가 돈 없으면 자식에게 대접 못 받는 세상"

입력 : 2017-07-09 17:00:00 수정 : 2017-07-06 09:2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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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40)는 "부모가 멀쩡하면 자식이 속 썩이고, 자식이 멀쩡하면 부모가 속 썩이는 경우가 많다"며 "자식들에게 다 퍼주면서 노후 대비 안 하다간 훗날 뒷방노인네로 찬밥 대접받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B(42)씨는 "부모는 자식에게 모든 것을 주고 싶지만, 그 자식은 부모의 도움을 받고 잘 살아도 부모가 늙고 병들고 돈 없으면 부모를 버리는 세상"이라며 "나중에 자식으로부터 버림받는 것보다 대우받는 부모가 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C(36)씨는 "공부를 하는 목적이 지식이나 정보를 얻기 위한 게 아닌 취업인 세상"이라며 "그렇게 죽도록 노력해서 얻는 건 무엇인지 모르겠다. 육체적으로 고통스럽고, 정신적으로 괴로워서 각종 병만 얻을 뿐이고, 보상은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D(29)씨는 "전에 커피전문점에서 알바를 할 때 내 일이 아닌데도 일부러 시간을 들여서 해준 적이 있었다"며 "그 때 돌아오는 것은 보상은커녕 욕이었다. 내가 당했던 더러운 경험은 이 사회의 축소판이고, 절대 욕을 먹어가면서 헌신할 필요가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고 하소연했다.

부모는 자녀에게 언제까지 경제적인 뒷바라지를 해줘야 할까.

9일 육아정책연구소의 육아정책포럼 제51호(2017년 봄호)에 실린 '한국인의 자녀 양육관 변화와 정책적 시사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언제까지 해줘야 하는지에 대한 부모의 생각이 최근 8년사이 상당 부분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한국인의 자녀 양육관 변화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육아정책연구소가 2008년과 작년에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2008년 조사에는 20∼50대 성인 3747명이, 지난해 조사에는 20∼50대 성인 1013명이 참여했다.

◆자녀 뒷바라지에 등골 휘는 부모들…노후 대비 꿈도 못 꾼다

먼저 부모가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줘야 하는 시기에 대한 2008년과 지난해 응답 비율을 보면 '취업할 때까지'는 14.7%에서 23.6%로, '결혼할 때까지'는 10.2%에서 12.0%로, '결혼 후 기반이 마련되고 안정될 때까지'는 0.6%에서 3.0%로, '평생 언제라도'는 0.6%에서 2.3%로 각각 증가했다.

이에 반해 '대학 입학 전까지'는 11.2%에서 9.9%로, '대학 졸업할 때까지'는 62.7%에서 49.2%로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대학 입학 전까지' 혹은 '대학 졸업할 때까지'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게 적당하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 2008년 73.8%에서 지난해 59.1%로 줄어들고, 그 대신 '취업 이후'로까지 경제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이 2008년 26.1%에서 지난해 40.9%로 늘어나는 등 경제적 지원을 더 오래 해줘야 한다는 인식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실업에다 만혼(晩婚) 현상으로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성인들이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성인 자녀의 부모에 대한 경제적 의존 정도는 더 높아지고 장기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속된 취업난…'다 큰 자녀', 부모에게 기대는 사례 증가

부모로서 자신의 역할 수행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2008년 35.7%에서 지난해 26.7%로 감소했고, 부족하다고 여기는 비율은 2008년 19.8%에서 지난해 23.9%로 증가했다.

또 과거 10년 전 또는 부모세대의 양육문화와 비교했을 때 지난해 기준 양육문화 중에서 변하지 않은 점으로 응답자의 58.5%가 '교육열'을 꼽아, 예나 지금이나 한국 양육문화의 핵심에는 여전히 교육열이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줬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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