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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구름인 듯… 눈속인 듯… ‘소금성’가는 꿈같은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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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7-07 10:00:00 수정 : 2017-07-06 22: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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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호에타우에른 국립공원
어떤 곳인지 잘 모르지만, 왠지 꼭 그곳을 가고 싶다는 막연한 기대감을 품게 하는 여행지가 있다. 어릴 때 본 멋진 풍경의 사진 한 장일 수도 있고, 누군가가 슬쩍 지나가듯 얘기한 장소일 수도 있다. 어딘지도 잘 모르지만 ‘꼭 한 번 가보리라’며 가슴을 뛰게 한다. 시간이 흘러 바쁜 일상을 겪으며 기억에서 잠시 잊히기도 하지만 그곳을 가리라는 갈망이 마음 한구석엔 꾹꾹 숨겨져 있다. 그러다 불현듯 떠나야겠다 마음먹으면 캐리어에 짐을 담고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꿈이 현실이 된다. 자신의 버킷리스트 한 조각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알프스는 동쪽으로는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에서 시작해 이탈리아를 지나 서쪽으로 독일, 스위스, 프랑스까지 이어진다. 꼭 유럽뿐 아니다. 우리나라, 호주, 일본 등에서도 멋진 풍광을 품은 고봉들이 이어진 곳을 알프스로 지칭할 정도다. 알프스의 위용과 풍광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 대표적인 여행지 버킷리스트 중 한 곳이다.
오스트리아 알프스 최고봉 그로스글로크너.
그로스글로크너산에 있는 산장.
알프스에 방목된 염소들이 풀을 뜯어 먹고 있다.

유럽 여러 나라에 걸쳐 있는 알프스는 오스트리아에 가장 넓은 면적을 할애했다. 그중 잘츠부르크주는 오스트리아 알프스의 최고봉 그로스글로크너(Grossglockner·3798m)를 비롯한 해발 3000m가 넘는 고봉과 유럽에서 가징 긴 폭포 크리믈러(Krimmler) 등 알프스의 속살을 그대로 볼 수 있는 풍광을 품고 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북부에서 케른텐주 남부까지 이어진 산악도로 ‘호흐알펜슈트라세’는 유(U)자형 커브 구간만 36개로 작은 커브 구간까지 합하면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이 도로를 모터사이클과 자전거 등을 타고 찾는 이들도 많다.

아무리 멋진 풍광이라도 계속 보면 질리지만 그로스글로크너까지 가는 산악도로에서 이는 기우일 뿐이다. 잘츠부르크 북부에서 케른텐주 남부까지 이어진 48㎞의 유료 산악도로 ‘호흐알펜슈트라세(Hochalpenstrasse)’는 유럽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파노라마 길로 손꼽힌다. ‘높은 알프스에 있는 길’이란 뜻의 이 도로는 ‘그로스글로크너 하이 알파인 로드’로 불리기도 한다. ‘구절양장’이란 말 외에 달리 표현하기 힘들 정도인 이 도로를 모터사이클과 자전거 등을 타고 찾는 이들도 많다. 유(U)자형 커브 구간만 36개로 작은 커브 구간까지 합하면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유(U)자형 커브 구간엔 커브 번호와 해발고도 등을 새긴 표지판이 서있다. 또 길 중간에 10여곳의 전망대, 휴게소 등이 마련돼 있어 차를 세워 오스트리아 알프스의 다양한 풍광을 담을 수 있다. 그중 해발 2571m에 있는 에델바이스-슈피체 전망대는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이다.
‘호흐알펜슈트라세’는 유럽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파노라마 길로 손꼽힌다. 길 중간에 10여곳의 전망대, 휴게소 등이 마련돼 있어 차를 세워 오스트리아 알프스의 다양한 풍광을 담을 수 있다.

이 길이 유명한 것은 단순히 풍경 때문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이 길은 인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황금과 소금의 이동로였다. 기원전 로마시대부터다. 잘츠부르크는 ‘소금의 성’이란 의미다. 이곳에서 채굴된 암염은 소금으로 가공돼 유럽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또 황금 광산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데, 로마시대 금화를 만들기 위해 채굴했던 곳이다.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근본적인 재료가 나는 ‘모태의 땅’이 바로 오스트리아 알프스였던 것이다. 그러기에 변변한 장비 하나 없던 시절에도 추위를 이겨내고 험하디험한 산에 길을 뚫었다. 지금처럼 도로가 포장된 것은 1차 세계대전 이후인 1935년이다. 대공황으로 실업자가 늘자 오스트리아 정부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산악도로 조성공사에 나섰다. 당시 3500여명의 인부가 동원돼 지금의 길을 완공했다. 산악도로에 있는 휴게소엔 로마 때 사용된 금화 전시관, 대공황 시절 도로 건설 과정 등을 설명한 전시관이 있다. 
‘호흐알펜슈트라세’의 한 휴게소 주인장이 기르는 마못.
‘카이저-프란츠-요제프-회헤’ 전망대에서는 그로스클로크너 봉우리와 파스테르체 빙하를 볼 수 있다.
그로스클로크너 봉우리와 오스트리아 기업 스와로브스키에서 지은 크리스털 모양의 전망대.
그로스클로크너산의 해넘이는 붉다 못해 불타오른다. 파스텔톤의 파란 하늘이 서서히 붉어지며,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붉게 물들인다.
산악도로에서 꼭 들러야 하는 곳은 그로스글로크너 봉우리와 파스테르체 빙하를 볼 수 있는 ‘카이저-프란츠-요제프--회헤’ 전망대다. 전망대에서 내려 5분 정도 언덕길을 오르면 스바로프스키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에 설치된 망원경으로 빙하를 꼭 봐야 한다. 눈으로 봐서 빙하는 산 중턱에 쌓인 눈으로만 보인다. 망원경으로 봐야 수만년 세월의 흔적인 빙하의 세세한 결을 볼 수 있다. 이곳 산장에서 하루를 보낸다면, 산 넘어서부터 시작되는 붉다 못해 불타오르는 해넘이를 볼 수 있다. 파스텔톤의 파란 하늘이 서서히 붉어지며,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붉게 물들인다. 
유럽 최대의 폭포 크리믈러는 380m 높이에서 떨어지는 3단 폭포다. 폭포수의 물보라는 여름 무더위를 잊게 할 정도로 강하다. 폭포를 더 가까이에서 느끼기 위해 돌 언덕을 오르면 순식간에 물에 홀딱 젖게 된다.

크리믈러 폭포를 조망할 수 있는 12곳의 전망대가 있는데, 두 번째 전망대에서는 폭포가 내뿜는 물보라로 무지개가 항상 떠있다.
잘츠부르크 방향으로 산악도로를 나온 뒤 한 시간여를 달리면 유럽 최대의 폭포 크리믈러를 만날 수 있다. 380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는 3단으로 나눠 떨어지는데, 폭포수의 물보라는 여름 무더위를 잊게 할 정도로 강하다. 폭포를 더 가까이에서 느끼기 위해 돌 언덕을 오르면 순식간에 물에 홀딱 젖게 된다. 모두 12곳의 전망대가 있는데, 두 번째 전망대에서는 폭포가 내뿜는 물보라로 무지개가 항상 떠 있다. 마치 버킷리스트의 종착역임을 알리는 것처럼 말이다.

잘츠부르크주(오스트리아)=글·사진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한국에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까지 비행기 직항편은 없다. 터키항공을 이용할 경우 이스탄불 환승 시 ‘무료 호텔/시티투어’ 서비스가 제공된다. 교통, 식사, 입장료, 투어가이드 등을 제공하는 무료시티투어는 이스탄불 환승시간 6시간 이상, 무료 호텔은 비즈니스 승객은 환승시간 7시간 이상, 이코노미는 10시간 이상인 경우 제공받을 수 있다. 다만, 승객이 원해서 6시간 이상 체류하면 서비스 이용이 안 된다. 터키항공 운항스케줄에 따라 6시간 이상 체류할 때에만 이용 가능하다. 인천에서 잘츠부르크를 갈 경우 매주 화·목·금·일요일(이스탄불 현지 기준), 잘츠부르크에서 인천으로 올 땐 월·수·토요일에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투어 프로그램은 날짜별로 상이하며 매일 시간별로 5가지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유명한 이스탄불 유료 관광지 등도 입장하는 등 양질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여름에 첼암제를 즐기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첼암제에서 여름 시즌(5∼10월) 숙박을 하면 유람선 탑승과 슈미텐산, 톱 오브 잘츠부르크 케이블카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머카드’를 받을 수 있다.

●여름이라도 고산지대는 바람이 강해 춥다. 바람막이 점퍼와 긴바지, 운동화 등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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