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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 뚫은 총알에 태아 평생 장애…치안 악화가 초래한 비극

입력 : 2017-07-04 10:33:25 수정 : 2017-07-04 10: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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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9개월인 브라질의 한 20대 여성이 쇼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다 경찰과 마약 갱단 사이에 벌어진 총격전에 휘말리면서 허벅지 부근에 총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 간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긴급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는 다행히 목숨은 건졌으나, 척추 등에 심한 손상을 입은 탓에 건강을 되찾더라도 신체 일부가 마비된 채 평생 살아가야 할 것으로 알려져 사연을 접한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아내와 아이 사이를 오가는 아버지는 누가 총을 쐈든지 두 사람이 모두 무사하기만을 바라는 중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브라질 글로보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리우데자네이루 두 케데카시아스의 한 도로에서 쇼핑을 마치고 돌아가던 클라우디넬라 도스 산토스 멜로(29)가 경찰과 갱단 사이에 벌어진 총격전에 휘말리면서 빗나간 총알이 허벅지 부근을 관통하는 총상을 입었다.

멜로는 병원으로 옮겨져 긴급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아기의 생명에는 지장 없었으나, 허벅지와 복부를 관통한 총알이 아기를 스치면서 척추 등에 다소 손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신생아 집중 치료실로 옮겨진 아기가 건강을 되찾더라도 신체 일부가 마비된 채 평생 살아가야 한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산모와 아기는 각각 다른 병원에서 치료받는 중이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사는 클라우디넬라 도스 산토스 멜로(29·사진)는 최근 쇼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다 경찰과 마약 갱단 사이에 벌어진 총격전에 휘말리면서 허벅지 부근에 총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 갔다. 그가 임신 9개월로 알려진 가운데 긴급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는 다행히 목숨은 건졌으나, 척추 등에 심한 손상을 입은 탓에 건강을 되찾더라도 신체 일부가 마비된 채 평생 살아가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글로보 캡처.


멜로의 남편 다 실바(27)는 가슴이 무너진다. 그는 “총격 사실을 전하면서도 아내는 나를 안심시키려 ‘괜찮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병원에 도착해서 아내와 아기의 상태를 알게 된 후 큰 충격에 빠졌다”고 슬퍼했다.

다 실바는 “누가 총을 쐈든 중요하지 않다”며 “아내와 아들이 빨리 건강을 되찾아서 의료진이 예상한 것보다 결과가 훨씬 더 좋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1년반 동안 이 동네에서 살면서 총격전이 종종 벌어진다는 건 알았지만 지금까지는 아무 일 없었다”며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느냐”고 슬퍼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총격전을 벌였던 일당 3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목격자 진술과 근처 CCTV 등을 종합한 후에야 이들에게 어떤 벌이 내려질지 알 수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멜로 부부가 사둔 각종 의류와 신발. 브라질 글로보 캡처.


멜로의 안타까운 사연은 갈수록 나빠지는 리우데자네이루의 치안상황이 초래한 결과다.

최근 경찰과 범죄조직 간에 벌어진 총격전 과정에서 70대와 40대 모녀가 피살되는 등 리우데자네이루의 치안상태가 악화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빈민가 일대에서 순찰활동을 하던 경찰 차량을 범죄조직원들이 공격하면서 총격전으로 확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조직원들은 경찰의 순찰활동에 반발해 시내버스 1대를 불태우고 운전사에게 폭행을 가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빈민가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로 총격전이 벌어지면서 여러 학교가 폐쇄되는 바람에 8000여명 학생이 피해를 입었다.

전문가들은 주 정부의 재정난이 치안 악화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리우데자네이루 정부는 올해 경찰 4000명을 증원할 계획이었으나, 예산 부족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경찰 노조는 노후화한 장비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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