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구글에 3조원 과징금

반독점법 위반 사상 최고액 / 구글 “법원 제소 고려” 반발

유럽연합(EU)이 27일(현지시간)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에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24억2000만유로(약 3조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2009년 EU가 미국 반도체회사 인텔에 부과한 10억6000만유로를 넘어서는 사상 최대 금액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발표문에서 “구글이 쇼핑 비교 서비스인 자회사 제품에 불법 혜택을 줌으로써 검색엔진으로서의 시장지배력을 남용했다”고 밝혔다. 온라인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구글이 각종 상품의 검색 결과를 노출할 때 자사 온라인쇼핑 서비스인 ‘구글 쇼핑’의 상품을 경쟁사보다 상단에 노출하는 등 공정한 경쟁 환경을 해쳤다고 판단한 것이다. EU 집행위는 2010년부터 7년간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조사해 왔다. 구글은 유럽의 인터넷 검색 시장에서 90% 이상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구글은 법원에 제소하겠다며 반발했다. 켄트 워커 구글 선임 부사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오늘 발표된 (EU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EU 집행위 결정을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며 법원에 제소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EU 집행위가 조사 중인 자사의 다른 불공정거래 행위 혐의에 연속적으로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에 대비해 적극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EU가 미국 IT 기업을 정조준해 ‘과징금 폭탄’을 부과하면서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 지키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