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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받고 점포 수 줄이고… 다이어트 하는 은행들

입력 : 2017-06-27 20:56:22 수정 : 2017-06-27 22: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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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관리비율 추이 살펴보니 / 하나은행 63→41.3%로 1년 만에 21.7%P나 낮춰 / 8곳 중 1곳 빼고 모두 줄어 / 노조 “무리한 관리비 절감… 업무과중·소비자 피해” 우려 은행권이 직원과 점포를 줄이고 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군살빼기 차원이지만 인터넷뱅킹·모바일플랫폼 등 핀테크(금융+기술)도 오프라인 조직 감축의 원인이 되고 있다. 

세계일보가 27일 신한·우리·KB국민·KEB하나·NH농협·IBK기업·씨티·SC제일은행 등 시중은행 8곳의 판매관리비율을 확인한 결과 지난 2∼3년 동안 대부분 은행들이 판매관리비율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관리비율은 영업이익에서 인건비과 점포임대료 등의 비중을 나타내는 수치로, 이 비중이 낮을수록 적은 인력과 점포로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4년 대비 감소 폭은 은행별로 우리은행(59.7%→44%), SC제일은행(75.02%→60.78%), 씨티은행(78.5%→65%), 기업은행(44.2%→34.6%), 신한은행(56.4%→48.2%), 국민은행(59.83%→51.78%) 순이었다. 하나은행은 2015년 말 63%에서 올해 1분기 41.3%로 약 1년 만에 판매관리비율을 21.7%포인트나 낮췄다. 올해 1분기 농협은행 판매관리비율은 63.31%로 2014년 대비 오히려 소폭 늘었다.

은행권 판매관리비율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대규모 희망퇴직 영향이 크다. 은행들이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통해 인건비를 낮췄기 때문이다. 은행의 경우, 보통 관리비의 70%가 인건비로 구성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은 시장에서 같은 역할을 하던 두 은행이 합쳐지면서 중복인력이 발생했고, 창구영업 위주로 상품이 판매돼 관리비 중 인건비 비중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2015년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이 통합해 출범했고, 신한은행은 2006년 조흥은행을 합병했다. 국민은행은 2010년 주택은행을 통합해 새로 탄생했다. 은행들은 통합 이후 대규모 희망퇴직을 통해 인건비를 낮춰왔다. 지난 5월 희망퇴직으로 약 300명의 직원을 내보낸 우리은행은 하반기에도 한 차례 더 희망퇴직을 추진한다. 국민은행도 2015년 2분기와 지난해 말 희망퇴직으로 약 4000명이 회사를 떠났다.

점포도 사라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신한·국민·하나·기업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점포는 4392곳으로 2015년 대비 172곳 감소했다. 최근 씨티은행은 126개 소매금융 영업점 가운데 101개 점포를 폐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장 7월 35개 점포를 정리해 10월까지는 모두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창구를 통한 거래가 줄고 있어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점포를 운용할 필요가 없다”며 “점포 월세도 오르는 상황에서 이익이 나지 않으면 인근 점포로 통폐합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10년 전만 해도 한 점포당 30명의 인원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비대면 채널이 강화돼 10명 내외면 충분해졌다”고 말했다.

은행 노조는 관리비용 절감으로 은행원 업무가 과도해졌다고 반발하고 있다. 점포 축소로 인한 피해가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우려도 있다. 지난달 국민은행 노사는 대규모 인력감축 뒤 발생한 초과노동으로 한 차례 갈등을 빚었다. 당시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는 “(사측의 대규모 인력 감축으로) 전국 영업점당 1~2명의 결원이 생긴 상황”이라며 “인력충원 없이 남은 직원들이 업무공백을 나눠 메우는 상황이라 조합원들의 노동시간이 지난해보다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점포 축소에 나선 씨티은행 노조도 지난 21일 금융위원회에 은행의 대규모 점포 폐쇄 방침에 대한 시정조치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씨티은행 노조 측은 “씨티은행의 대규모 폐점 전략은 부자고객만 상대하고 돈 안 되는 고객은 적극적으로 배제하는 고객차별 전략”이라며 “지방고객이 심각한 불편을 겪게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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