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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서 궁지 몰린 IS… '길 잃은 개' 새 위협

입력 : 2017-06-26 19:31:04 수정 : 2017-06-26 19: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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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양상 변화” 우려 목소리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본거지인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패퇴를 거듭하는 가운데 미국이 IS 핵심 간부를 사살한 뒤 다량의 내부 정보를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점령지를 잃고 있는 IS가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도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IS가 안팎에서 수세에 몰리고 있지만 영국 런던, 벨기에 브뤼셀, 프랑스 파리 등에서 IS를 추종하는 극단주의자들의 테러는 그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IS의 직접 지시를 받지 않지만 자발적으로 동조하는 세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테러의 양상이 바뀌고 있다고 진단한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군 특수부대는 지난 4월6일 시리아 동부 마야딘에서 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최측근인 압두라크몬 우즈베키를 제거한 뒤 그의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압수해 복원에 성공했다. 우즈베키는 지난 1월 터키 이스탄불 나이트클럽 테러를 주도한 인물로 시리아 락까 지역의 정신적 지주로 알려져 있다.

벨기에 무장 군인들이 20일(현지시간) 폭탄테러가 발생한 브뤼셀 중앙역 인근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브뤼셀=AP연합뉴스
미군은 우즈베키가 락까 내 IS 간부를 마야딘으로 이송하는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정보를 바탕으로 수개월 잠복 끝에 생포 작전을 펼쳤지만 실패했고 그를 사살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얻은 그의 노트북 등 소지품에서 IS 조직 체계, 자금 운용 내역, 안보 기밀 등을 확보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미국은 올해 1월에도 IS 핵심 간부를 데이르 아조르에서 사살하며 중요 정보를 캐낸 것으로 전해졌다. IS가 이날 이라크 내 마지막 거점지역인 모술에서 서부 올드시티의 70%를 내주는 등 점령지를 급속히 잃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IS가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IS가 위기를 겪고 있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최근 테러 횟수는 오히려 늘고 있다. 일각에선 위기감을 느낀 IS가 존재감을 과시할 목적으로 테러를 부추기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지만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발생한 어설픈 공격을 근거로 테러 양상이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19일 파리 샹젤리제에서 차량 공격을 저지른 테러범은 경찰차를 들이받은 뒤 준비했던 프로판가스를 터뜨리지 못한 채 연기에 질식해 숨졌고, 20일 벨기에 브뤼셀 중앙역에서 폭발 테러를 일으킨 오샤마 자리우는 인터넷에 올라온 잘못된 제조법을 보고 폭탄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두 건의 테러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장소를 겨냥했지만 다행히 사망자를 내지 않고 진압됐다.

전문가들은 이런 어설픈 테러 시도가 오히려 더 큰 위협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S 지도부로부터 훈련이나 지시를 받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테러를 기획하고 있다는 증거로, 향후 더 잦은 테러를 예고한다는 것이다. 서방의 한 안보 전문가는 “우리는 (IS의 지시를 받은) 고독한 늑대가 아니라 길 잃은 개들이 공격에 나서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성격의 테러범의 경우 IS와 접촉한 적이 없어 정부 당국의 추적이 쉽지 않고, 칼·차량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흉기를 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위협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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