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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서울 고속도’ 지자체 반발로 14년째 표류

입력 : 2017-06-26 20:44:32 수정 : 2017-06-26 20:4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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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 지하화 요구하며 인허가 거부 / 익산∼문산 고속도 핵심 구간 미연결 / 주변 원광명마을 주민들은 건설 긍정적 / 전국 거점도로 속속 개통 속 착공 ‘안갯속’ 이달 중 강원도의 동서고속도로와 경상도의 상주∼영천고속도로, 경기도의 구리∼포천고속도로 등 전국 주요거점 도로가 속속 개통된다.

국가재정 투입이나 민간투자로 만들어진 이들 도로는 광역 접근성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 역내 교통정체 완화 등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그런데 수도권의 극심한 차량정체 지역에서 건설을 추진 중인 고속도로 한 곳이 사업 제안 14년이 다 되도록 착공을 못하고 있다.

2003년 7월 당시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에서 사업을 제안한 광명∼서울고속도로다. 이 도로는 전북 익산에서 경기 문산까지 연결된다. 그런 도로의 핵심 구간이 ‘미싱링크(미연결구간)’로 남아 전체 도로의 기능 상실이 우려된다.

26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광명∼서울고속도로는 사업제안 뒤 2012년 시행자와 실시협약을 체결했지만 아직 실시계획 승인이 나지 않았다. 이 도로는 경기 광명시 가학동에서 수원∼광명고속도로와 연결된 뒤 부천시, 서울 양천구, 강서구를 통과해 방화동에서 올림픽대로를 통해 서울∼문산고속도로와 이어진다. 또 이 도로는 계속해서 남쪽으로 평택, 부여를 관통해 익산까지 연결된다. 모든 공사가 끝나면 국가 균형발전 등을 위해 정부가 국토를 남북 7개 축, 동서 9개 축의 격자형으로 잇는 국가간선도로망의 일부가 된다.

광명시와 부천시, 강서구 등의 교통난 해소 효과도 기대된다. 2000년 한국개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이 도로가 생기면 자동차 운행비용·시간절감 등으로 발생하는 편익이 5조7000억원으로 추정됐다. 1조7000억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도 예상됐다. 17년 전의 상황이니 지금 다시 분석하면 편익 등은 더욱 급증할 것임이 분명하다.

도로 착공이 지연된 것은 관련 지자체의 반발 때문이다. 우선 노선이 설계된 뒤 2008년에서 2010년 사이 교통체증을 우려하는 서울시와의 협의 과정에서 종점이 강서로에서 방화로로 변경됐다. 이어 다시 제기된 해당 지역 국회의원의 민원으로 민간투자심의가 미뤄졌다. 2014년에는 국가정책조정회의가 과거의 광명·시흥보금자리지구 통과 지하구간을 지상으로 변경하면서 지자체의 반대에 부딪혔다.

보금자리지구가 해제됐기 때문에 사업비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설계를 변경했는데, 광명시는 여전히 이 구간의 지하화를 요구하며 인허가를 거부하고 있다. 광명시 등은 생활권 단절, 장래 도시개발 재추진 가능성 등을 들며 지하차도를 요구 중이다. 2015년에 국토부 제2차관이 민관협의체를 만들어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그 사이 연계노선인 서울~문산구간은 2015년 착공했고, 수원~광명구간은 지난해 4월 개통했다. 국토부는 사업 추진의 시급성을 감안해 지난해 말 다시 관계기관 의견조회를 하고, 지하차도 대안으로 이 구간에 접해 있는 원광명 마을 인근에 고속도로 휴게소를 설치(IC 포함)하고, 취락정비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주민 반응은 긍정적이다. 진명규 원광명마을 도시개발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은 “지하화되면 마을에 득이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주민 입장에선 휴게소와 톨게이트가 생기면 삶의 질이 더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고속도로가 빨리 확정돼서 착공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기대 광명시장도 최근 현장을 찾아 주민 건의를 들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광명∼서울 구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지만 사회적 합의도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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