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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에 희생되느니 연봉 모아 회사 주인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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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24 14:00:00 수정 : 2017-06-24 13: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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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종합기술 노조가 지난 21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 등과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정론관에서 ‘대주주 지분 인수 참여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종합기술 노조 제공
한진중공업홀딩스가 자회사인 한국종합기술 지분매각에 나선 가운데 노조가 대주주 지분 전량을 직접 매수하겠다고 선언했다. 투기자본의 ‘먹튀’를 막기 위해 직원들이 십시일반 연봉을 모아 매각입찰에 참여, 종업원지주회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노조가 인수에 성공하면 상장사 최초 종업원지주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문재인정부 들어 강조되고 있는 일자리 창출 및 경제민주화가 대주주의 유동성 해결을 위한 자회사 매각 및 먹튀 논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24일 한진중공업홀딩스 등에 따르면 예비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지난 23일 한국종합기술 노조도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한진중공업홀딩스 관계자는 “노조가 우리사주조합으로 입찰 제안서를 낸 것은 맞지만 나머지 참여사는 비밀유지계약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며 “본입찰은 7∼8월 정도에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진중공업홀딩스는 자율협약을 진행중인 한진중공업의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종합기술 지분 67.05%를 매각하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발전 3사(대륜E&S·대륜발전·별내에너지) 매각을 추진하다가 여의치 않자 한국종합기술 지분 매각으로 선회한 것이다. 한국종합기술은 1963년 국내 최초 건설엔지니어링 전문 공기업으로, 국내외 SOC 사업 관련 설계와 분석·감리를 수행하는 종합엔지니어링 회사다. 토목엔지니어링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한국종합기술 노조는 지난 21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약탈경제반대행동과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100여명 한국종합기술 임직원은 경영권을 포함한 대주주 지분 인수로 종업원지주회사를 세우기로 했다”며 “한진중공업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한국종합기술 대주주인 한진중공업홀딩스는 현재 추진 중인 한국종합기술 지분 매각을 회사 성장과 발전의 주축이 될 종업원에게 매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처럼 노조가 직접 회사 인수에 나선 것은 건실했던 기업들이 매각 과정을 거치며 대부분 구조조정과 노사갈등을 겪고, 투기자본들의 기술 먹튀로 부실화한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한국종합기술은 업계 선두를 달리는 건실한 기업임에도 내부 문제가 아닌 대주주 문제로 인해 매각 위기에 놓였다”며 “이런 형태의 기업 매각은 대부분 채권단 등 법적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이익에만 초점이 맞춰져 매각 대상 기업들은 구조조정에 내몰리거나 심지어 약탈적 기업사냥꾼들에 의해 기업의 존립을 위협받았다”고 지적했다.

동종업계인 ㈜삼안은 2011년 대주주인 프라임그룹의 불법적 자금유출로 매각된 후 프라임그룹의 불법경영행위로 인한 세금 추징을 이유로 구조조정을 실시, 노사가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서영엔지니어링 역시 매각 후 대주주 간 배임횡령 고소와 경영권 다툼으로 후유증을 앓고 있다.

다른 업계도 마찬가지다. 금호타이어의 우선협상자로 중국 업체인 더블스타가 선정되면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도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등 ‘제 2의 쌍용차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쌍용차 사태는 중국 상하이 모터스가 쌍용차를 인수한 후 투자는 등한시한채 기술만 빼간 ‘먹튀’ 사건이다.

김영수 한국종합기술 노조위원장은 “집을 팔 때도 세입자에게 양해를 구하는데 회사를 이렇게 성장시킨 임직원의 의견은 무시한채 채권단의 이익만 추구해선 안된다”며 “투기자본에 회사를 넘기면 엔지지어링 회사 특성상 단기간 매출 신장이 어려운만큼 인건비를 줄이거나 구조조정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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