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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페셜 - '우주' 이야기] (18) 효율 높은 ‘다단연소 사이클’ 로켓엔진 개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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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24 10:00:00 수정 : 2023-11-12 21: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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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KSLV-Ⅱ) 개발 이후를 준비한 로켓엔진의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형 발사체보다 효율이 높은 엔진을 개발하기 위한 선행 연구가 추진되고 있는 것. 바로 로켓 선진국들이 적용하고 있는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이 그 주인공이다. 

<러시아의 ‘다다연소 사이클’ 엔진.>

 

◆‘다단연소 사이클’

발사체 엔진은 연소기에 고압으로 연료와 산화제를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터보펌프를 작동시키기 위해 별도로 작은 연소기(가스 발생기)를 갖춰야 한다. 이 작은 연소기에서 발생하는 배기 가스를 그대로 배출하거나 주 연소기로 보내 연소시키는지에 따라 ‘개방형 사이클’ 방식과 ‘다단연소 사이클’ 방식으로 구분된다.

 

대부분의 서방 국가가 채택하고 있고, 현재 우리가 개발 중인 한국형 발사체의 엔진은 개발형 사이클이다. 터보펌프의 터빈을 돌리는데 사용한 연소 가스를 배기구를 통해 외부로 배출하는 구조이다.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은 이와 달리 터빈을 돌리기 위해 사용한 추진제의 연소 가스를 주 연소실로 보내 연소시키는 방식을 택한다. 개방형 사이클 방식에 비해 연소 효율(비추력)이 10% 정도 높아진다. 비추력은 추진제 1㎏이 1초 동안 소비될 때 발생하는 추력이다. 같은 양의 추진제를 같은 시간 동안 연소시켰을 때 다단연소 방식이 개방형보다 더 높은 추력을 낼 수 있다. 선진국들의 최신 로켓들은 다단연소 방식이 적용되어 있다. 

 

한국형 발사체는 고도 600~800㎞에 위성을 투입할 수 있는 능력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3단의 개방형 가스 발생기 방식의 엔진이 적용된다.

 

앞으로 고도 3만6000㎞의 정지궤도를 향해 위성을 발사하거나 더 무거운 중량의 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리려면 로켓 성능을 더 올려야 한다. 한국형 발사체 후 개발될 발사체에 비추력 성능이 더 좋은 다단연소 사이클 방식의 엔진 적용이 검토되는 이유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로켓의 1·2단은 한국형 발사체의 개방형 사이클 방식 엔진을 개량해 쓰고, 3단 엔진은 다단연소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개방형 가스 발생기의 방식 엔진(왼쪽)과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 녹색 화살표가 터보펌프 구동 후 발생한 배기 가스의 이동 경로이다.>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을 보유한 나라는 세계적으로 손에 꼽힐 정도다. 러시아의 ‘프로톤’, 미국의 ‘아틀라스 V’와 ‘델타 IV’ 등이 주력 발사체 등에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이 사용되고 있다. 중국도 ‘장정 5호’ 개발 계획과 함께 등유(케로신), 액체산소를 쓰는 다단연소 사이클 방식을 채택했다. 개방형을 주로 사용했던 ‘스페이스X’ 또한 상단용 고성능 엔진 개발을 위해 개발 중이다.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은 현재 알려진 가장 높은 단계의 로켓 기술로 분류된다. 예연소기(가스 발생기)의 가스가 터빈을 돌린 뒤 다시 주 연소기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개방형보다 높은 압력을 견뎌야 하는 무척 어려운 기술이다.

 

◆상당 기술 국산화…연구개발 본격 착수

 

우리 연구진은 2010년부터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의 하드웨어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 예연소기(가스 발생기)와 주 연소기 등을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초창기 때는 배울 곳이 없어 해외박물관에 전시된 제품이나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을 바탕으로 설계도를 그리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은 1단계로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에 필요한 예연소기를 개발한 데 이어 8t급 시험 모델의 연소시험을 수행한 뒤 비행형에 준하는 모델의 설계와 인증시험까지 수행했다. 2단계로는 주 연소기 개발에 이어 가스 발생기와 주 연소기 연계시험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근에는 엔진의 주요 구성품을 연결해 성능을 확인하는 시험을 거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 선행연구와 관련해 진행된 시험에서 엔진이 불을 뿜고 있다.>

 

“최근 시험에서는 가스 발생기와 터보펌프를 연결해서 약 3초 이상, 2만9000rpm의 회전 수를  기록했어요. 이 정도면 상당히 안정적인 성능을 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요. 앞으로 계속 시간을 늘려가고 연소기와 연결해서 에너지를 생성하는 시험도 진행합니다. 80기압 이상이면 성공으로 보는데, 87기압까지 나왔으니까 에너지도 성공적으로 생성된 것이고요. 이런 식으로 시간을 계속 늘려가면서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시험을 반복하게 됩니다. 엔진 시험 결과 원래 목표로 삼았던 8t의 추력을 냈고, 비추력 또한 기존의 엔진보다 7~10% 정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조남경 항우연 엔진시험평가팀 박사는 최근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의 시험과 관련된 진행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내년부터는 성능 최적화 시험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그 후 발사체 시제품을 제작해 시험하는 단계까지 거치면 정지궤도 위성의 발사체 엔진에도 적용할 수준이 된다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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