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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흐릿해진 한국전쟁·베트남전 기억을 쫓다

입력 : 2017-06-24 03:00:00 수정 : 2017-06-23 21: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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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조, 임윤순, 백낙오, 정승재, 권묘안 공저/은빛/1만2800원
전선 건너온 삶의 여로에/이영조, 임윤순, 백낙오, 정승재, 권묘안 공저/은빛/1만2800원

임진강에 상처를 씻다/황의진 지음/북인/1만3000원


‘전선 건너온 삶의 여로에’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의 증언을 모은 책이다. 구술자들은 모두 인천 부평구에 거주하는 보훈단체 회원들이다. 인천 부평구청이 기획하고 은빛기획 소속 작가들이 구술 내용을 정리했다.

동사무소에서 일하다 제2국민역으로 소집돼 1951년 중부전선에 배치됐던 이영조씨, 인민군에 끌려갔다가 1·4 후퇴 이후 마산에서 육군에 지원했던 임윤순씨, 학도병으로 참전했던 백낙오씨의 구술을 담았다.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던 정승재, 권묘안씨의 증언도 수록되어 있다.

저자들은 다양한 경로의 참전 동기를 설명한다. 징병도 있고, 자원도 있다. 삶의 벼랑 끝에서 도피하듯 전장을 택하는 이도 있고, 가족, 친구, 이웃과의 영원한 별리의 고통도 있다. 사연을 짚어보면 하나하나의 삶은 무겁고 그래서 또 허망하기도 하다. 그리고 전장에 서면 그때부터는 다시 그 전장의 흐름에 쫓겨다닌다. 그런 발자취에 대한 증언록이다.

이 책은 특히 베트남전쟁 참전자의 증언이 부족한 터에 출간됐다. 이제 70세 초중반대를 맞는 만큼 그런 경험자를 찾고 증언을 채록하기 위한 노력은 시급하다. 이 책은 이런 노력의 결실이다.

황의진 지음/북인/1만3000원
‘임진강에 상처를 씻다’는 유년시절 겪은 전쟁 이야기다. 저자는 실제 한국전쟁의 실상을 리얼하게 그렸다. 황의진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5살 때부터 9살까지의 기억을 더듬어 70년이 다 된 지금 소설을 썼다”면서 “그때의 투박한 어투나 촌스러운 유행어, 몰라서 저질렀던 우둔한 행동을 보존하려고 노력하였다”고 말했다. 저자는 옛 지역 이름과 옛 말을 될 수 있으면 원형 그대로 유지하려 노력했다.

예를 들면, 미군이나 한국군이 사용했던 G.M.C.(General Motors Company) 군용 트럭을 ‘제모시’로 표기했다. 또 미군 부사관을 ‘싸진’이라 불렀던 기억을 되살려 표기했으며 이외에도 스피아깡, 브리센도, 츄레, 겍갈, 콜프, 피엡시 등도 있다. 미군이 사용한 일본식 외래어인 도루꾸징, 아까다마, 아이노꾸 등도 당시 언어로 적어 현장감을 살렸다.

한국전쟁에 파병된 터키군 병사의 처형 장면은 참혹한 전쟁의 일면을 그대로 전한다. 지나가는 여성을 붙잡아 폭행하고 살해한 터키군 병사를 형틀에 묶어 목을 매는 장면 등이 나온다. 마을 인근에 주둔했던 중공군 부대에 대한 목격담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부정적인 중공군의 모습이 아니었다. 이 책에선 한국전 당시의 시대적인 모습이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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