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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익 도움 안 되는 ‘안보혼선’ 발언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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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23 23:45:59 수정 : 2017-06-23 23: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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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사드 합의 공개에 / 미국 “투명하게 협의” 반박 / 안보 관련 언행 신중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로이터통신과 회견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 “발사대 1기는 올해, 나머지 5기는 내년에 배치키로 한·미 양국이 합의했다”며 “어떤 이유에서 전체 사드 배치 과정이 서둘러 진행됐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안보와 관련한 한·미 합의 사항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서 ‘한·미 연합훈련 축소론’을 제시해 파문을 일으킨 문정인 외교통일안보 대통령특보는 어제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비판은)과거 적폐의 한 현상”이라고 반박했다.

사드포대는 이미 두 기의 발사대가 성주골프장에 배치됐고 4기는 인근 미군부대에 보관돼 있는 상황이다. 한 기든 두 기든 전 정부와 미국 정부 간 합의에 의해 추진됐을 것이므로 내부적으로 확인하면 될 일이다. 북한은 최근 핵·미사일 기술개발을 고도화했다. 탄핵정국 등 이런저런 사정으로 사드 배치가 당초 합의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보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도 굳이 사드 배치 과정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다.

문재인정부가 국방부의 사드발사대의 추가 반입 보고누락 사건을 공개조사하면서 평지풍파를 일으킨 게 바로 얼마 전이다. 문 대통령의 ‘올해 1기 배치, 내년 5기 배치’ 발언에 대해 미 국방부는 언론 논평을 통해 “우리는 사드 배치 전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투명하게 협의해왔다”는 입장을 내놨다. 원론적인 수준의 얘기이지만 가시가 있다. 신중하고 전략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더구나 시기적으로 한·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시점임을 잊어선 안 된다.

미 국무부는 문정인 특보의 대북거래론에 대해 단호하게 거부했다. 국무부 동아태담당 카티나 애덤스 대변인은 “합법적이고 방어적인 군사훈련과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프로그램 사이에는 등가성이 없다”며 맞교환 거래를 일축했다. 그럼에도 문 특보가 “북한이 지금 단계에서 비핵화하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니 동결에서 시작하자는 것”이라며 한·미 연합훈련의 축소를 다시 주장한 것은 납득이 안 된다. 한·미 간 균열을 일으키는 발언을 학자적 소신대로 말하려면 먼저 특보직부터 내놓아야 한다.

외신은 북한이 엊그제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완성하는 로켓 엔진 시험을 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야욕은 끝이 없다. 미국에선 오토 웜비어 사건으로 북한제재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국가안보에서 순진한 태도는 용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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