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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국민의 조직… 위기 딛고 신망 얻길”

입력 : 2017-06-22 21:11:31 수정 : 2017-06-22 2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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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정년퇴직 15호 정현태 검사
시련에도 묵묵히 ‘검사의 길’ 완주
“우리는 국가가 범죄를 수사하도록 검찰권을 위임해준 사람들입니다. 나의 검찰, 나의 검사가 아니고 국민의 검찰, 국민의 검사가 돼야 합니다.”

최근 검사로는 드물게 정년퇴직을 한 정현태(63·사진) 전 대전고검 부장검사가 검찰 후배들에게 남긴 말이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국민을 위한 검사가 돼야 한다’는 당부가 검사들 사이에 잔잔한 울림을 낳고 있다.

대검찰청은 22일 정 전 검사의 퇴임식 동영상을 공개했다. “정년퇴임을 언론에 알리지 말라”는 정 전 검사의 신신당부에 따라 보도자료를 내지 않았음에도 입소문을 타고 취재 요청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검사의 정년퇴직은 검찰 역사상 정 전 검사가 15번째일 만큼 이례적이다.

퇴임식에서 정 전 검사는 “평생 처음으로 겪어보는 검찰의 엄청난 위기 상황 속이라 더 마음이 허전하고 아프다”며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더 사랑받는 조직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가슴에 그리며 늘 마음 깊이 축원하겠다”고 밝혔다.

경남 진주 출신으로 1978년 제20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그는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특별수사를 총지휘하는 3차장검사에 임명될 만큼 속칭 ‘잘나가는’ 검사였다. 하지만 3차장 시절인 2002년 휘하 강력부에서 벌어진 피의자 구타 사망사건으로 운명이 바뀌었다. 지휘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수사권 없는 고등검찰청으로 전보된 정 전 검사는 이후 15년간 검사장 승진은 꿈도 꾸지 못한 채 한직만 맴돌았다. 이런 경우 대개 그만두고 수입이 ‘짭짤한’ 전관 변호사의 길을 택하지만 그는 묵묵히 남은 검사의 길을 완주했다.

정 전 검사는 소회를 묻는 취재진에게 “일 좀 하다 보니 세월이 그렇게 갔다”며 “그냥 평범한 사람이 평범한 대로 산 얘기”라고 말을 아꼈다. 산악자전거 마니아로 알려진 그는 “당분간 자전거를 타고 경기 북부 야산을 실컷 달리며 재충전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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