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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Sports] 장애인 선수 출신 안태성 전 감독 ‘양궁 한류’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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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22 21:18:49 수정 : 2017-06-22 23:5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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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양궁장은 한국 취재진에게 낯설지 않았다. 영어와 포르투갈어 외에도 곳곳에서 한국어가 들린 덕분이다. 당시 56개 참가국 중에 한국인 지도자가 가르치는 팀이 9개였다. 한국 선수들과 외국팀 지도자가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은 이제 국제양궁대회에서 흔한 풍경이다.

‘양궁 한류’ 열풍이 장애인체육에서도 이어진다. 장애인 선수 출신이자 국가대표 사령탑을 지낸 안태성(55·사진) 전 감독이 다음달 한국국제협력단(KOICA) 장애인체육 분야 자문 역할로 캄보디아에 파견된다. 대한민국 장애인체육 선수 출신 지도자로는 첫 해외진출이다.

안 전 감독은 장애인 체육과 비장애인 체육을 모두 경험했다. 중학교 1학년 때 활을 잡은 안 전 감독은 1977년 50m 한국신기록을 세워 당시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하지만 안 전 감독은 신기록을 세운 다음해 오른쪽 다리를 다쳐 중도 장애인이 됐다. 장애에도 활을 포기하지 않던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졌다. 고개를 숙인 채 대회장을 나서다가 한국체육대학교 한민규 교수를 만났다.

한 교수의 권유로 장애인 양궁을 시작한 안 전 감독은 서울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 2관왕에 올랐고 1996년 애틀랜타 패럴림픽, 2000년 시드니 패럴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도자로서도 성공신화는 이어졌다. 안 전 감독은 2012년 런던 패럴림픽에서 여자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해 단체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영광도 잠시. 2년 전 안 전 감독은 협회와의 갈등으로 국가대표 감독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청춘을 바친 양궁을 쉽게 놓을 수 없었다. 국가대표팀에서 나온 뒤 전국을 돌며 어린 시절 중도 장애를 입은 장애인들을 찾아 스포츠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안 전 감독은 신인선수 발굴에 주력하는 한편 덮어뒀던 영어책도 다시 펼쳤다. 예전부터 꿈꿔 왔던 해외진출을 실현하려고 땀을 흘렸다.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는 찾아오는 법. 지난해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기간 캄보디아 선수단 10명을 초청했다. 이때 안 전 감독도 함께했다. 안 전 감독은 “캄보디아 선수들이 지난해 와서 잠깐 지도를 했다. 그때 인연을 맺어 지난 3월 캄보디아에 공적개발원조(ODA) 교류단 파견사업차 방문했다. 자매결연을 하는 등 교류를 했고 그 덕분에 이번에는 KOICA 사업으로 기회를 얻어 캄보디아 현장에 아예 가게 됐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안 전 감독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양궁 불모지다. 이에 선수 수급부터 시설 마련까지 모두 안 전 감독이 책임지고 기반을 다져야 한다. 안 전 감독은 “사실 맨땅에 헤딩하는 면도 있다. 지난번에 가보니 날씨도 덥고 양궁장 시설조차 제대로 없었다”면서도 “라오스와의 국경지역에 지뢰밭이 많아서 중도 장애를 입은 사람들이 많다. 선수 선발을 잘해서 하나씩 기반을 다질 생각이다”고 계획을 밝혔다.

안 전 감독의 파견 기간은 우선 1년으로 돼 있지만 3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파견 내용이 캄보디아 장애인양궁 지도 및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2020 도쿄 패럴림픽과 2023년 장애인 아시안게임 대비 선수 육성이기 때문에 계획보다 더 머무를 수도 있다. 안 전 감독은 “대한민국 1호 장애인 지도자로 나가니 조국에 누가 안 되게끔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형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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