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조건이 맞는다면 여전히 좋은 생각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그제 방영된 미 CBS방송 인터뷰에선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해왔던 제재와 압박만으로는 북핵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금년 중으로 그런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이 대북 제재와 압박을 강화하는 주변 상황과 배치되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있다.
문 대통령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에 대해 “우리 한국이 언젠가 찾아와야 한다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며 “한국이 전작권을 가지게 된다 하더라도 한미연합사령부가 유지되는 한 한국의 안보나 주한미군의 안전을 충분히 우리가 지켜낼 수 있다”고 했다. 전작권은 언젠가 우리에게 돌아와야 하지만 지금 그 문제를 거론한 것은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는 데다 지하 핵실험장에선 새로운 활동이 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 후에도 5차례나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어제 국방부는 강원도 인제군에서 최근 발견된 무인기가 지난 5월 초 북한 강원도 금강군 지역에서 이륙한 북한 소형무인기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한·미 정상회담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 이후 미국의 대북정책이 초강경 기조로 바뀌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 지도부의 노력이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며 미국 독자제재를 시사했다. 한·미 간 대북정책 조율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철저히 준비해 불필요한 갈등을 낳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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