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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눈] 문재인 정부 여소야대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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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21 23:53:47 수정 : 2017-06-21 23:5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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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은 조변석개… 권력 어떻게 나눌지 고민을 #얼마 전 강경화 외교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청문 보고서 채택을 부탁하기 위해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국민의당 전 대표인 박지원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통화는 오래가지 못하고 썰렁한 분위기로 끝나고 말았다.

전 수석=“좀 도와주세요. 국민의당 내부 분위기는 어때요.”

박 의원=“좋지 않아. 어렵겠어.”

전 수석=“왜요?”

박 의원=“뭐가 왜요야. 몰라서 물어. 그만 끊어.”

#더불어민주당은 대선이 끝나자마자 국회 운영위원장과 법사위원장은 이제 여당이 된 자신들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는 지난달 31일 예결위원장에 민주당 백재현 의원을 선출해 버렸다. 운영위와 법사위를 가져오려면 예결위는 응당 내줘야 하는 게 정치권의 셈법이다. 지금은 운영위와 정보위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농해수위)와 윤리위로 바꾸자는 게 민주당의 요구다. 농해수위와 윤리위는 기존 위원장이 입각하며 공석이 됐다는 이유에서다. 운영위와 농해수위, 정보위와 윤리위가 등가교환이 될까. 농해수위 운운에 현 운영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가당치 않다”고 일축했다. 

박창억 정치부장
지난 16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13∼15일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를 보면 정당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은 50%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반면 제1야당인 한국당은 10%에 불과했다. 문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은 83%였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확인되듯이 현재 보수 야당은 궤멸 수준이다. 보수의 위기를 타개할 새로운 지도자감도 보이지 않는다. 한국당의 무기력증은 당분간 이대로 지속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문재인정부의 정치환경은 가히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회 의석을 따져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5당 체제에서 민주당은 120석에 불과하다. 더구나 국회 운영은 국회 선진화법의 적용을 받는다. 야당 협조 없이 민주당 혼자서는 법안 하나 마음대로 통과시킬 수 없다.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청와대와 야당은 서로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해버렸다. 이제 더 이상 협치라는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여야 간 불협화를 놓고 야당만 탓할 일은 아니다. 지금 민주당이 야당이었다면, 위장전입·논문표절 같은 흠결이 드러난 장관 후보들을 군말없이 통과시켜 주었을까.

정국이 냉각되며 6월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과 정부조직법을 제대로 처리하기는 난망해 보인다. 지금 야당의 뒤틀린 심사로 볼 때 추경이나 정부조직법 처리에 협조할 리가 만무하다. 문재인정부에 이런 어려움은 20대 국회 내내 반복될 것이다.

그런데 최근 청와대나 민주당의 행보를 보면 높은 지지율에 취해서인지 자신들이 120석에 불과하다는 현실을 잊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야당에서 ‘오만하다’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지지율은 조변석개한다. 문재인정부가 성공하려면 국회에 안정적인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6석의 정의당은 물론 40석의 국민의당, 20석의 바른정당을 우군으로 확보해야 한다. 우선 협력 대상은 얼마 전까지 한식구였던 국민의당이 될 것이다. 국민의당 인사들은 지금도 공공연히 연립정부 수준의 협력을 거론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 연정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그러나 국회선진화법이 없던 시절에도 국회 의석이 부족하자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적과도 손을 잡으려 했다. 김대중은 김종필과 DJP연대를 했고, 노무현은 박근혜에게 연정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도 여소야대를 극복하기 위해 권력을 어떻게 나눌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박창억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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