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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정신으로 공동체 붕괴위기 넘어야”

입력 : 2017-06-20 21:00:21 수정 : 2017-06-20 21: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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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주년기념 학술대회 열려
‘기독교 금욕주의 정신을 상속한 계몽주의의 장밋빛 분위기도 마침내 빛이 바래가고 있으며, 프로테스탄티즘’ 사상도 옛 신앙의 망령이 되어 우리 삶을 배회하고 있다.’ ‘500년 전 종교개혁이 21세기 한국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현재의 종교적 위기를 극복하고 본래의 영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은 있는가.’ ‘프로테스탄티즘이란 마르틴 루터 종교개혁의 기본 정신이었지만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지난 15∼17일 사흘간 서울 연세대 신학관 채플과 광림교회에서 진행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나온 주제어들이다. 참석자들이나 강연 연사들 모두 열띤 토론을 벌이면서 향후 기독교계가 걸어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동서신학포럼과 연세대가 공동 주최한 이번 학회는 2년마다 국제대회로 열리며 올해로 5회째다. 올해엔 국내 저명 학자들과 더불어 스위스 취리히대학 잉골프 달퍼스 교수 등 세계적인 영성학자들이 참여했다.

학술회의 첫날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21세기 한국 사회와 종교개혁의 의미’ 제목의 주제강연에서 “오늘날 한국 사회는 공존감과 연대감이 더없이 약화되면서 중대한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공동체 회복을 위해 연대적 개인주의에 대한 자각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연대란 무엇보다 타자에 대한 존중을 함의하며, 타자에 대한 존중은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자각과 타자라는 존재에 대한 관용에서 출발한다”면서 “관용이 대화와 타협, 나아가 공존과 연대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의 불완전성에 주목해 믿음에 의한 구원을 강조한 루터와 유례없는 내적 고립감을 강조한 칼뱅의 이론이 갖는 현재적 의미가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사)동서신학포럼과 연세대학교 공동주최로 지난 17일 ‘종교개혁 500주년: 과거로부터의 배움, 현재에 당면한 도전, 미래를 향한 대안’을 주제로 연세대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동서신학포럼 제공
김 교수는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들면서 “19, 20세기 승리를 거둔 자본주의는 기계적 토대 위에 존립하게 된 이래로 금욕주의라는 버팀목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서 “종교개혁의 소명 인식, 즉 인간은 스스로 완성되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총 안에서 완성될 수 있다는 통찰력은 오늘날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달퍼스 교수는 ‘창조적 은혜 : 종교개혁 안의 영적혁명’ 주제의 강연에서 “종교 개혁의 영적 중요성은 교회 개혁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사회 개혁으로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데 있다”면서 “무엇보다 기독교인은 하나님의 창조적 현존을 통해 옛 삶에서 새 삶으로 변화하며, 죽음에서 생명으로 부활한다는 의미를 자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계적인 영성학 권위자로 잘 알려진 잉골프 달퍼스 스위스 취리히대학 교수.
영성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달퍼스 교수는 “현대 문화속에 하나님을 다시 모셔오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세 가지 분야를 지적한다”고 제시했다. 달퍼스 교수는 “첫째, 개인의 삶에서 하나님의 현존과 창조활동에 주목한다는 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추구하는 것이고, 둘째, 공동체 생활에서 하나님의 현존과 창조에 주목한다는 것은 자유와 평등, 연대와 정의에 헌신하도록 기여한다”고 했다. 이어 “셋째, 하나님 앞에서 개인과 공동체의 생활은 통합될 수 있다”면서 “이는 현대의 인간중심적인 문화와 영적인 것들을 경시하는 현대 문화에 중요한 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클레몬트 대학원의 안셀름 민 교수는 ‘글로벌 시대 신적 은혜와 인간의 책임’ 주제의 강연에서 “세계화는 극심한 빈부 격차, 끝없는 탐욕, 세계의 무기 경쟁, 이주와 난민, 자본주의 문화, 허무주의의 세계화를 낳았다”면서 “이 부정적인 세계화의 현실에 ‘오직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기독교적 교리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크리스천이 인간 삶을 비평하는 방식을 세상에 가르쳐주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정치 참여를 강조하자”고 제안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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