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박정진의청심청담]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에 만전을

관련이슈 박정진의 청심청담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17-06-19 23:35:39 수정 : 2017-06-19 23:35:3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北, 서울올림픽·한일월드컵 때 전쟁위험 지역 알리려 도발 감행 / 이번엔 분산 개최 통해 방지하고 ‘하나된 열정’으로 통일 길 닦아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2월 9∼25일)이 이제 반년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처럼 어영부영하다가는 임박해서 우왕좌왕할지도 모른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는 물론이고 한국문화의 발전과 남북관계 개선, 나아가 평화통일에의 좋은 초석으로 삼기 위해서는 정부와 관계당국, 그리고 국민의 단합된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형편이다. 그럼에도 현 정부는 마치 올림픽 개최를 잊어먹고 있거나 신경 쓸 여유조차 없는 것처럼 보인다.

새로 출범한 문재인정부는 아직 내각도 제대로 구성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이제 한국 민주주의, 국회의 고질병이 되고 만 청문회 정국 때문인데. 야당 시절에 정부 여당의 각료 임명과 법률안을 두고 사사건건 반대를 일삼았던 보복을 지금 거꾸로 당하고 있는 셈이다. 당쟁의 정국을 끊을 묘안은 없는 것인가? 여야를 막론하고 권력지식 엘리트의 부정부패와 부도덕과 위선이 이런 당쟁과 혼란의 주원인이다. 지금과 같이 당쟁으로 일관한다면 현 정권의 앞날도 결코 밝지만 않을 전망이다.

박정진 세계일보 평화연구소장·문화평론가
돌이켜보면 88서울올림픽은 한국문화 발전의 커다란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올림픽을 앞두고 전국적으로 벌어진 1987년 6월민주항쟁과 그 결과 대통령직선제를 포함한 6·29선언을 이끌어내고 한국 민주주의의 결정적이고 전반적인 진전을 이루었음을 기억하게 된다. 한국은 서울올림픽을 전후로 올림픽의 온전한 개최를 위해 구소련 및 동구권과 활발한 접촉을 벌이는 한편 무역과 외교 면에서 문화를 개방하고, 북방정책으로 한국인의 행동반경을 냉전체제의 저편으로 넓히는 노력을 기울였다. 당시 베이징아시안게임(90년)을 앞두고 국제적인 스포츠 개최의 노하우를 전수받으려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도 쉽게 이루어졌다.

서울올림픽은 소련의 체첸공화국 침공 사태에 항의하는 미국과 서유럽 국가의 80년 모스크바올림픽 불참, 이에 대한 보복으로 벌어진 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의 소련 동구권 국가 불참으로 야기된 반쪽 올림픽을 온전한 올림픽으로 복원시켜 놓을 사명을 지고 있었다. 그러나 남북분단의 냉전 상태에 있는 한국으로서는 결코 쉽지 않는 과제였다. 온갖 방해공작과 공동주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북한의 이중적인 태도는 마지막까지 주최 측을 피곤하게 했다.

그렇지만 서울올림픽은 그 이전의 어떤 올림픽보다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무엇보다도 ‘적자올림픽’을 ‘흑자올림픽’으로 전환했으며, ‘스포츠 중심의 올림픽’을 ‘문화축제 올림픽’으로 전환하는 데 결정적인 전기를 마련했으며,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세계 만방에 보여주는 기회가 되었다. 올림픽 운동 자체의 발전도 도모했지만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와 이미지의 제고를 통해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예고했다. 한국은 올림픽 후 8년 만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에 가입했다.

서울올림픽은 국제적으로 냉전체제의 희생물이던 한국이 소련의 붕괴와 함께 동구 공산사회주의 체제의 종말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서울올림픽 다음해에 공산권 해체의 신호탄인 베를린장벽 붕괴(89년 11월 9일)가 일어났으며, 이어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되었고(1991년 12월 25일), 이에 따라 동독을 비롯한 동구 위성국들도 해방의 도미노를 맞았다. 서울올림픽 후 한국과 러시아, 한국과 중국은 국교를 수립하는 한편 세계 속의 한국으로 거듭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서울올림픽 후 20년 만에 열리는 평창올림픽도 서울올림픽 못지않은 성과를 내려면 국민적 단합과 심기일전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데 올림픽 붐은 고사하고 국민적 열기마저 찾아볼 수 없다. 우선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일부 종목 분산개최도 고려해볼 만하다. 그렇더라도 서울올림픽 때와 같은 방해공작과 위장 공동개최 전술에 휘말려서는 안 될 것이다. 북한은 87년 테러리스트를 보내 KAL기를 폭파했으며, 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제2의 연평해전을 일으키는 등 한국이 안보 면에서 불안한 나라이며 스포츠제전을 개최하기에는 전쟁위험 지역임을 세계에 알리는 도발을 감행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가능하다면 분산개최안을 성사시킬 필요가 있고, 이를 계기로 남북한 민간 차원의 문화예술단 상호방문 등 전반적인 평화 무드 조성이 필요하다.

평창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분단으로 갈라진 강원도의 중요 도시일 뿐만 아니라 비무장지대(DMZ)에서 65km밖에 떨어지지 않는 곳이다. 평창올림픽도 서울올림픽처럼 분단의 나라에서 평화의 스포츠제전으로 성공리에 개최될 수 있도록 한민족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북한 정권은 현재 핵폭탄과 미사일로 세계 불안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북한 경제 봉쇄의 수준은 날로 강화되고 있다. 공공연하게 정권 핵심부에 대한 ‘국지적 공격’도 거론되고 있는 정도이다.

문재인정부는 비교적 북한과 여러 면에서 교감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정권으로 알려져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미온적이고 불투명한 자세로 미국의 신임을 잃고 혹시 제2의 IMF 사태와 같은 경제대란을 입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국민이 적지 않다. 가급적이면 빨리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보장받아야 할 것이다. 평창올림픽의 슬로건은 ‘하나 된 열정’이다. 하나 된 열정으로 통일에의 길을 닦아가야 할 것이다.

박정진 세계일보 평화연구소장·문화평론가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