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에는 롯데월드몰 아쿠아리움에서 관람객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5살 벨루가(흰고래)가 패혈증으로 죽었다. 아쿠아리움 측은 평소 감기 등 잔병치레가 많은 ‘약골’이었다고 했지만 수족관 스트레스가 주된 이유라는 게 동물보호단체의 주장이다. 아쿠아리움은 측은 당시 비난 여론을 의식해 고래 추가 반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수족관에서 해방돼 바다로 돌아간 ‘운 좋은’ 녀석들도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대공원에서 사육 중이던 금등이와 대포가 제주 바다로 돌아갔다. 1997년과 1998년 불법 포획돼 수족관에 갇혀 지낸 지 20년 만의 귀향이다. 2013년 7월 박원순 서울시장과 동물보호단체의 노력으로 불법 포획된 제돌이와 춘삼이를 놓아보낸 것을 시작으로 2015년 복순이와 태산이가 방류되는 등 7마리가 자유를 찾았다. 안타까운 얘기도 전해진다. 서울대공원의 큰돌고래 태지가 최근 이상행동을 보인다고 한다. 수년간 함께 지냈던 금등과 대포가 떠난 후 홀로 된 외로움에 목적 없는 반복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사육사들이 전한다. 이별이 힘든 건 고래도 마찬가지다.
전국의 수족관에는 태지와 같은 처지의 고래가 38마리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도 전시·공연을 위한 수족관을 없애고 돌고래 쇼를 중단하는 세계적 추세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세 번씩이나 새끼를 잃을 위기에 처한 돌고래 장꽃분의 가혹한 운명이 계속돼선 안 된다.
박태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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