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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피로 얼룩진 드리나 강 1991년 6월25일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가 독립을 선언한 것은 끝내 올 것이 온 것일까. 아니면 와서는 안 되고 오지 않을 수도 있었던 일일까.

‘민족’이라면 ‘독립’을 떠올리는 많은 이들에게 그것은 필연적인 것이고 나름대로 옳은 생각이다.

그러나 발칸반도 전체를 하나의 공동체로 가꾸어 나가기를 꿈꾸었던 이들에게 그것은 비극이었다.

특히 그 11년 전에 작고한 유고의 영웅 요시프 브로즈 티토의 경우 무덤이 들썩일 정도의 악몽이었을 것이다.

그가 생전에 나치 독일의 침략을 맞아 게릴라전으로 맞서다 그 뒤에는 소련의 지배를 막아가면서 지켜온 이 다민족 국가가 지난 400년간 그랬듯 끝내 파열음을 낸 것이다.

그래서 그 ‘국민’들이 이제는 ‘민족’으로 갈리어 지난날 독일군과 싸우듯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눈다는 사실을 어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티토 못지않게 슬퍼한 이도 있었다. 그보다 5년 전에 별세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이보 안드리치다.

티토가 총을 들고 나치와 싸울 때 숨어서 펜을 들고 ‘드리나 강의 다리’를 집필했던 그에게도 가톨릭과 러시아정교 그리고 이슬람 등 3개의 종교가 병존하는 발칸공동체는 이상이었다.

바로 드리나 강의 다리가 보스니아와 세르비아를 연결한 것처럼.

그러나 크로아티아의 독립운동으로 시작된 발칸반도의 피바람은 미구에 ‘녹색 강’이라는 뜻의 드리나 강에도 닥쳐 강물은 피로 얼룩진다.

양평(언론인)

△1419년 6월19일 조선이 대마도 정벌

△1789년 6월20일 프랑스 혁명 전야 3부회의의 평민위월들이 테니스코트 서약

△1837년 6월20일 빅토리아 영국 여왕 취임

△1940년 6월22일 독일군이 파리 점령

△1894년 6월23일 파리서 국제올림픽위원회 발족

△1950년 6월25일 6·25전쟁 발발

△1991년 6월25일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 유고로부터의 독립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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