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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정복자’ 인간만이 가진 특별한 능력 초사회성 탐구

입력 : 2017-06-17 03:00:00 수정 : 2017-06-16 21: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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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익 지음/휴머니스트/1만5000원
울트라소셜/장대익 지음/휴머니스트/1만5000원


약 600만년 전 공통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인간과 침팬지는 유전적 차이가 0.4%에 불과하다. 하지만 침팬지는 여전히 숲에서 살고 있고, 인간은 문명을 일으켜 도시에 살고 있다. 영장류 중에서 단기간에 문명을 꽃피울 수 있었던 종은 호모 사피엔스뿐이다.

진화생물학자인 장대익 서울대 교수는 인류의 생태적 성공의 배경에 ‘초사회성’(ultra-sociality)이 있다고 주장한다. 다른 개체의 마음을 잘 읽고 대규모의 협력을 끌어내며 다른 개체로부터 끊임없이 배웠던 인간의 독특한 사회적 능력이 문명의 창조를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신간 ‘울트라 소셜’을 통해 인간의 초사회성을 탐구한다.

책은 진화생물학과 동물행동학, 영장류학, 뇌과학, 심리학, 행동경제학, 인공지능학 등 다양한 과학 분야의 연구와 실험을 소개하며 인간이 초사회성을 갖고 있다는 증거를 찾는다.

인간의 초사회성은 개미나 벌의 사회처럼 본능에 의해 움직이는 ‘초유기체적(superorganismic) 사회성’과 다르다. 인간의 뇌는 개미의 그것보다 더 복잡한 의사결정의 메커니즘을 작동시켜 집단생활을 가능하게 만든다.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하는 능력은 오직 인간에게만 있는데, 이는 눈의 흰 부분과 관련이 있다. 전문용어로 ‘공막’이라 부르는 눈의 흰 부분이 타인의 시선을 읽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 주인공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면, 그것이 연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따라서 눈물을 흘리는 것 역시 뇌 속의 ‘거울신경세포계’의 작용 때문이다.

초사회성에 긍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초사회성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차별과 집단 따돌림, 편견, 동조, 복종, 불평등 같은 어두운 면도 나타났고 이는 갈등과 사회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책은 인간이 ‘지구의 정복자’가 될 수 있도록 했던 초사회성이 인공지능의 발달로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게 될 미래에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인간에게 반응하고 인간과 소통하는 로봇은 더 이상 기계 덩어리가 아니다. 그런 존재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은 머지않아 우리의 현실로 맞닥뜨릴 문제가 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가까운 미래에 우리 일상이 마주할 어마어마한 충격이라고 생각한다. 그 충격의 원천은 로봇이 아니라 인간의 진화된 초사회성에 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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