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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 오토·털북숭이 ‘낯선 동거’ 서로에 익숙해지고 ‘가족’으로 탄생

입력 : 2017-06-10 03:00:00 수정 : 2017-06-09 20: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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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동안 잘살고 있었단 말이야!”

어느 날 작은 다람쥐 오토는 집 앞에서 가시가 돋쳐 있는 초록색 알을 발견한다. 초록색 알에서 나온 작고 하얀 털북숭이는 오토를 보고 ‘엄마’라고 부른다. 조금 망설이던 오토는 밤이 깊어지자 털북숭이를 집으로 들여 하룻밤 재워 주기로 한다. 오토는 날이 밝으면 털북숭이의 진짜 엄마를 찾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털북숭이의 엄마를 찾을 수 없었다. 그 사이 털북숭이는 하루가 다르게 자랐다. 어느덧 오토의 집을 꽉 채울 정도로 커졌다. 털북숭이 때문에 엉망진창이 된 생활을 견딜 수 없어진 오토는 털북숭이를 원망하며 울부짖었다. “대체 누가 이렇게 커다란 털북숭이를 집 앞에 가져다놓을 생각을 한 거야!” 오토는 털북숭이에 대한 불만을 참지 못하고 집 밖으로 나오지만, 마음 한편에 커다란 무언가가 자리 잡았음을 느낀다.

신간 ‘난 네 엄마가 아니야’는 가족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오토는 괴상하게 생긴 알에서 나온 낯선 생명체를 경계하면서도 외면하지 못한다. 하지만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서 어린왕자와 여우가 그랬던 것처럼, 오토와 털북숭이도 서로에게 길들여져 특별한 존재가 된다. 마침내 이들은 털북숭이의 엄마를 찾는 대신 서로를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책을 쓰고 그린 마리안느 뒤비크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따뜻한 이야기를 짧은 글과 리듬감 있는 배치로 풀어냈다. 담백한 색상의 그림은 등장인물의 감정을 읽는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달해 큰 여운을 남긴다.

권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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