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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톡톡 플러스] 자녀 결혼식의 '진짜 주인공'은 부모?

입력 : 2017-06-10 17:00:00 수정 : 2017-06-10 08: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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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결혼=자기체면' 기성세대 "그간 뿌린 게 얼만데…"

기혼여성 절반 가량은 이른바 '작은 결혼'을 하지 못했고, 가장 큰 이유로 가족들의 반대를 꼽았다.

작은 결혼은 불필요한 규모와 허례허식을 줄이고 절차를 간소화해 신랑*신부에게 의미 있는 내용으로 결혼식을 치르는 것을 의미한다.

10일 육아정책연구소의 '육아문화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결혼식을 올린 기혼여성 1173명을 대상으로 작은 결혼에 대한 인식조사를 한 결과, 67%는 '가능하면 작은 결혼을 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28.8%는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으며, '작은 결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는 응답은 4.1%에 불과했다.

실제 자신의 결혼식 규모에 대해 평가하도록 한 결과, 50.8%(596명)는 '작은 결혼이었다'고 했으며 49.1%(557명)는 '작은 결혼과 거리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자신의 결혼이 작은 결혼과 거리가 있었다고 응답한 기혼여성만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물어본 결과, 가장 많은 22.9%가 '가족들의 반대'를 꼽았다. 이어 '남들 하는 대로 해야 할 것 같아서'(19.1%), '그동안 뿌린 축의금 생각에'(16.6%), '지금의 일반결혼식이 결혼이란 의미와 부합된다고 생각해서'(16.1%), '아이디어 대안이 없어서'(15.3%), '초대하고 싶은 사람이 많아서'(5.9%) 등이었다.

◆가족들의 반대, 돈 문제 때문에 '작은 결혼' 못한다

최근 사회적 인식이 작은 결혼식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면서, 많은 예비부부들이 작은 결혼식을 원하고 또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곧 '현실의 벽'인 돈 문제에 부딪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결혼정보업체 듀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예물이나 예단 등 '예식 외 비용'은 평균 5821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전국 20~50대 기혼남녀 17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결혼비용 중 가장 아까운 비용으로 남성 23.1%, 여성 35.2%가 '예물·예단'을 꼽았다.

◆韓 축의금 문화 사라지지 않는 한 작은 결혼식 어려울 듯

이에 대해 시민들은 결국 이 모든 게 우리나라 특유의 축의금 문화 때문이라고 말한다.

올 봄 식을 올린 주부 김모(31)씨는 "결혼은 신랑, 신부가 아닌 부모 등 어르신 잔치라며 작은 결혼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곧 내 가족이 되는 남편과 아내 집안 돈 나가는 것인데, 당신 욕심 채우려고 고집하는 모습을 보면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자녀 결혼을 자기체면이라고 생각하는 상당수 기성세대들 때문에 주머니 가벼운 신랑, 신부 등골만 휜다"고 꼬집었다.

직장인 이모(37)씨는 "부모들은 뿌린 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면 큰 손해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결혼식이 복잡해지고, 이 과정에서 결혼 준비 당사자들간의 불화로 깨지는 경우도 더러 있다"며 "요즘 서로들 먹고살기 힘드니 적당히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회사원 박모(41)씨는 "50~60대 기성세대들은 평소 경조사 챙긴 것을 나중에 자녀 결혼할 때 다 회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맞는 것 같다"며 "축의금 문화가 존재하는 한 작은 결혼식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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