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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교향곡과 돌아온 ‘고음악 거장’

입력 : 2017-06-06 21:05:18 수정 : 2017-06-06 21: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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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헤레베헤 17일 내한공연
“베토벤 교향곡은 아주 큰 규모의 실내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대 악기를 이용하여 더 투명하고 경쾌한 소리로 접근할 때 가장 적합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고음악을 또 다른 가능성의 하나로 봐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음악 거장’ 필립 헤레베헤(70·사진)가 17일 베토벤 교향곡 5번과 7번 연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그가 1991년 창단한 고음악 전문 악단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6일 전화로 만난 헤레베헤는 원전연주(시대 악기 연주)의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원전연주는 클래식 음악이 작곡될 당시 악기·연주법을 따르는 연주 방식이다. 현악기의 경우 쇠줄 대신 동물 내장을 꼬아 만든 거트현을 쓴다. 헤레베헤는 “베토벤 교향곡을 연주할 때 토스카니니의 에너지 넘치는 해석이나 카를로스 클라이버와 같이 유연한 해석이 있을 수 있고 제가 선호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카라얀처럼 브람스 교향곡의 사운드로 베토벤에 접근하는 방식도 있다”며 “음악에 접근하는 데는 정말 많은 방식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벨기에 출신인 헤레베헤는 정신과 의사에서 음악가로 전향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의대 재학 중 겐트 음악원에서 지휘와 작곡을 공부했다. 이후 낮에 정신과 전문의로 일하면서 밤에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를 창립해 지휘했다. 한국과는 2006년 내한 공연으로 첫 인연을 맺었다. 2013년 모차르트 ‘레퀴엠’으로 다시 한국을 찾았다. 그는 “첫 내한공연 때 2주간 일본에서 투어를 마친 후에 서울에 도착했다”며 “그때 두 나라가 정말 크게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바로 옆나라가 아니라 노르웨이에서 나폴리로 온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일본인이 개인적이고 닫혀 있다면 한국인은 더 열려 있고 친근하다는 인상이었습니다. 공연을 마치고 나왔을 때 300명 정도의 젊은이들이 저를 보고 환호했는데, 근처에 아이돌 스타가 와있는 줄 알았습니다. 유럽 관객층이 60·70대인 것에 비하여 젊은 관객이 많은 것도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헤레베헤는 이번에 함께 내한하는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에 대해 “모든 연주자들이 바로크·고전 시대 연주법 전문가”라며 “현대 교향악단과 달리 저희는 한 작곡가·시대를 집중적으로 파고들 수 있다”고 소개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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