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바이러스 종류 따라 치명적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족구병 환자는 2009년 수족구병 표본감시를 도입한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26주(6월19∼25일) 외래환자 1000명당 수족구병 의심환자 수는 51.1명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20주(5월14∼20일) 2.4명, 21주(5월21∼27일) 3.1명 등 5월 중순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수족구병은 말 그대로 수족구(손·발·입)에 물집과 궤양, 수포성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병이다. 발열과 설사, 구토도 동반된다. 콕사키바이러스 A16, 엔테로바이러스 71 등 장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병된다.
대부분 7∼10일이 지나면 회복이 되며, 치사율은 0.1% 미만으로 낮은 편이다. 그러나 엔테로바이러스 71형이 원인인 경우 뇌수막염, 뇌염, 마비증상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신경계 합병증, 신경원성 폐부종, 폐출혈 등 합병증이 생기면 치사율마저 높아지는 만큼 면역체계가 아직 발달하지 않은 영아의 주의가 필요하다.
수족구병은 직접접촉과 침과 콧물, 분비물 등의 비말을 통해 감염이 되는 만큼 보육시설이나 놀이터, 여름캠프 등 단체 생활이 많은 어린이, 청소년들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수족구병은 발병 후 1주일이 가장 감염력이 강한 만큼 진단을 받으면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 등을 보내지 않아야 한다. 격리 중 열이 높고 구토가 잦아지는 등 증상이 나빠지면 병원에 빨리 방문해야 한다.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한울 교수는 “수족구병으로 인한 합병증은 엔테로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주로 발생하며 뇌수막염, 뇌염, 주로 하반신에 침범하는 마비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콕사키바이러스도 심근염, 심장막염을 유발해 갑작스러운 사망 위험을 높인다. 38도 이상의 고열이 지속되면서 구토와 호흡곤란, 팔다리에 힘이 없는 증상이 나타날 때는 합병증이 의심되므로, 이때는 즉시 종합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신 없어 철저한 위생관리 중요
수족구병은 현재 백신이 없어 감염 가능성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질병관리본부 조은희 감염병관리과장은 “환자의 90%가 10세 미만이고, 그중 90%가 또 5세 미만인 만큼 영유아 비중이 큰 감염병”이라며 “아이들 기저귀를 교체할 때나, 여름철 물놀이 때 감염이 많이 되는 만큼 부모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손씻기를 통한 개인위생 관리다. 가정 내 수족구병 환자가 발생하면 화장실을 사용한 후에는 반드시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 손바닥뿐 아니라 엄지손가락, 손톱 밑도 꼼꼼히 씻어내며, 마른 수건으로 닦거나 바람으로 잘 말리는 것도 중요하다.
대변을 통한 바이러스의 배출은 몇 주간 지속되기도 하고 무증상 감염자에게서도 배출될 수 있으므로 어린이집, 신생아실 등에서는 특히 손 위생과 기저귀 처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환자발생이 지속되는 8월 말까지 어린이집 및 유치원 등을 중심으로 집단생활을 하는 영·유아에서 수족구병 예방관리를 더욱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코와 목의 분비물, 대변 또는 물집의 진물을 접촉한 후에도 마찬가지다.
장난감이나 가정 내 집기 등 사람들의 접촉이 많은 물건의 표면은 비누와 물로 세척하고 소독제로 닦아줘야 한다.
전파를 막기 위해 기침을 할 때는 주변에 침이 튀지 않도록 옷소매 위쪽이나 휴지 등으로 입과 코를 막고 하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아이의 분비물과 배설물이 묻은 옷은 깨끗이 세탁해야 하고, 아이가 질환으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탈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자극적이지 않은 부드러운 음식으로 영양 공급·수분 보충에 신경을 쓰고, 소변량이 감소하는 경우 탈수 치료를 즉각적으로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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