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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노트] ‘다큐 3일’ 10년 여정, 에세이로 삶이 힘들때 작은 위로 됐으면…

입력 : 2017-06-03 03:00:00 수정 : 2017-06-02 19: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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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란 시간이 가지는 무게는 작지 않다. 익숙한 공간의 낯선 풍경 속 우리들 일상의 모습을 차곡차곡 쌓아온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3일’이 책으로 나왔다. 제목은 ‘사랑하면 보인다’.

2007년 5월 ‘무안장터,선거하던 날’을 시작으로 10년 동안 대한민국을 샅샅이 훑으며 500여 곳의 삶의 현장을 찾았다. 10년간 총 500회의 방송, 1500일 3만6000시간 동안 5000여 명을 만났고, 67명의 PD, 24명의 작가, 78명의 VJ 등이 제작팀을 거쳐갔다.


최재복 KBS ‘다큐멘터리 3일’ 팀장
이런 규모를 자랑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다큐 3일’이 10년간 사랑받은 비결이 무엇일까를 상기해보고자 함이다. 이는 72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어느 한 곳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그 따뜻하고 특별한 시선에 있다. 마치 사랑하는 누군가를 오랫동안 관찰할 때만 발견할 수 있는 내밀한 이야기들을 길어내는 것이다. 제작팀은 봄이면 거리에 울려 퍼지는 노래 ‘벚꽃 엔딩’의 주인공 가수 장범준의 무명시절 모습을 제일 먼저 발견했다. 현재 LG 마무리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임정우의 2군 선수단 시절 모습도 기억해냈다. 지금은 명 앵커로 활약 중인 이각경 아나운서의 지망생 시절을 담아낸 것도 다큐 3일팀의 노고였다. 지금도 대한민국 어디선가 땀 흘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성장기이자 우리의 자화상이다. 그 자체로 대한민국 삶의 빅데이터라 할 만한 이야기들을 이제 책으로 만날 수 있다.

서울 노량진 고시촌에서 국토 최남단 마라도까지, 유행의 최전선 강남에서 천년의 도시 경주 괘릉마을까지, ‘사랑하면 보인다’는, 무심코 지나가면 알 수 없지만 사랑하면 보이게 되는 장소와 사람들, 그 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100곳을 엄선해 책 한 권에 담았다.

좋은 공간에 나를 놓는 일은 사랑하는 일에 다름없다. 내 삶이 건조하다 느껴질 때, 어떤 위로도 와 닿지 않을 때, 찾아가면 좋은 곳, 생각만 해도 좋은 곳들을 만날 수 있다. 다시 한번 나를 힘들게 하는 그 일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그 일상에 담긴 특별함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최재복 KBS ‘다큐멘터리 3일’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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