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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담배 줄여 나가는 것보다 단박에 끊어라

입력 : 2017-05-28 21:23:28 수정 : 2017-05-29 00: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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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세계 금연의 날’… 금연 성공하려면/서서히 끊는 감연법 성공 가능성 낮아/저니코틴·타르 담배, 감연에 효과 없어/끽연 스트레스 해소에도 별 도움안돼/산책 등 흡연을 대체 할 습관 만들어야/의지만으로 안될 땐 상담·약물 치료 좋아
건강관리를 위한 제 1원칙은 ‘몸에 좋은 것을 챙겨라’가 아니다. ‘몸에 좋지 않은 것을 피해라’다. 대표적인 것이 담배다. 커피, 와인처럼 건강과 관련한 긍정적인 연구와 부정적인 연구가 번갈아 나오는 음식과 달리 담배는 부정적인 결과로 일관한다. 흡연 남성이 암으로 사망할 위험은 비흡연 남성에 비해 폐암 4.6배, 후두암 6.5배, 식도암 3.6배로 높다. 30년 이상 흡연한 중년 남성은 비흡연자에 비해 골밀도가 감소할 위험이 1.5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런 담배의 유해성은 익히 알려졌지만 흡연자들에게 ‘금연’은 말처럼 쉽지 않다.
오랜 기간 담배를 피워온 흡연자 중 금연에 실패하고 감연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감연은 유해성분 흡수와 중독성 유지라는 측면에서 흡연과 차이가 없다. 의지만으로 금연이 안 된다면 전문 상담을 통해 약물 등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2015년)에 따르면 국내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39.3%. 전반적으로 내려가는 추세이지만 선진국의 흡연율이 20%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2배 수준이다.

매년 1월 1일마다 금연 결심과 실패를 반복하며 ‘요요현상’에 시달리는 흡연자라면 오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계기로 무너진 결심을 다시 세워보자.

◆담배 줄이면 괜찮겠지?… NO

담배를 끊는 방법에는 서서히 담배를 줄이다가 끊는 감연법과 시기를 정해 한 번에 끊는 단연법이 있다. 통계적으로 단연법의 성공률이 높다. 
 

서서히 줄이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하루 흡연량을 줄이거나 저(低)타르, 저니코틴 제품, 몸에 좋다는 허브가 포함된 제품, 전자담배 등으로 바꾸며 시작한다. 유해성분의 체내 축적 총량이 적어 ‘덜’ 나쁠 것이라는 기대가 포함된 것이다.

그러나 순한 담배를 피운다며 자기합리화를 하기 시작하면 니코틴에서 해방되기는 더 어려워진다. 오히려 순한 담배를 피우게 되면 니코틴 보충을 위해 더 깊이, 더 많이 담배 연기를 빨아들이는 만큼 ‘감연 효과’는 거의 없다. 감연은 금연날짜를 정해 놓은 상태에서 끊기 위한 과정으로만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유해성분이 적다고 알려진 전자담배 역시 마찬가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전자담배 기화과정에서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등 주요 유해성분의 함량이 각각 19배, 11배나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렇다면 담배를 끊었다면서 술자리에서 가끔만 피는 ‘간헐적 흡연자’는 어떨까. 지난 1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 연구 결과 절대적 흡연량이 많지 않은 이런 간헐적 흡연자들의 고혈압 발병 위험,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 위험 등이 일반 흡연자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장기적인 금연계획을 위해서는 흡연량을 서서히 줄이기보다는 한번에 끊고 껌이나 은단 복용, 산책 등 흡연을 대체할 만한 습관을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의지만으로 금연을 하기 어렵다면 보건소, 병원 등에서 금연 전문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약물치료 등을 병행해야 한다”고 권했다.

◆스트레스 풀기 위한 담배는 그만

흡연자들은 ‘담배가 간절하게 생각나는 순간’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를 꼽는다. 빡빡한 일과와 상사의 잔소리에 지쳤을 때 담배를 피우면 스트레스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담배의 스트레스 해소 효과는 허상이다.

니코틴은 흡연 시 7초 이내에 뇌에 도달해 쾌감이 드는 도파민 분비를 활성화시켜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느낌을 들게 한다. 문제는 이러한 효과는 20~40분 후 사라진다는 점이다. 이후에는 니코틴 중단 시 금단 증상과 함께 흡연 충동이 동시에 오면서 금단증상으로 불안과 스트레스가 오히려 높아진다.

하루 한 갑 이상 흡연하는 국내 성인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비교 연구한 결과, 흡연자들은 스트레스 인지 정도가 비흡연자에 비해 1.9배 이상 높고, 2주 이상의 지속된 우울 상태와 자살 생각도 각각 1.7배, 2.0배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자들은 금연의 금단 증상으로 예민함, 짜증, 불안, 두통, 집중력 장애 외에 불면, 소화장애, 졸림, 어지러움 등을 호소한다. 이때 담배 대신 이를 완화해 줄 대체재가 없으면 흡연으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 

10년간 국립암센터에서 금연 상담을 한 윤이화 암예방사업과장은 “장기 금연에 성공한 사람들도 대부분 3∼5회씩의 금연 실패 사례가 있다”며 “대부분 스트레스 등으로 흡연 욕구가 생길 때 3∼5분을 참지 못해서 ‘한대만’이라고 생각하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윤 과장은 “흡연 욕구가 생길 때면 음료·간식을 섭취하거나 양치질을 하면서 해소할 수도 있고, 운동이나 여행 등으로 바쁘게 움직이며 욕구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며 “이전의 금연 실패 경험을 되짚어 본인에게 담배 통제가 잘될 때와 잘되지 않은 때를 구분해 ‘나만의 금연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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