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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포럼] ‘문재인 신드롬’ 그 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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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25 00:16:46 수정 : 2017-05-25 00: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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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권위·파격 행보 ‘신드롬’ 불러 / 반대 진영에서도 지지 보내 / ‘성공 대통령’ 시험은 이제부터 / “실패 않겠다” 다짐 잊지 말아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2주가 지났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대통령 한 사람이 이렇게 세상을 변화시키는구나”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듯하다. 집권 초엔 어느 대통령이나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지만 문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는 한 차원 다른 듯하다. 대선 때 그를 지지하지 않았던 이들도 ‘마음의 문’을 열고 있다. 열성 지지자들은 그를 통해 ‘카타르시스’와 ‘치유’를 얻는다고까지 한다. ‘문재인 신드롬’이란 말까지 나온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한 일을 보면 국민이 환호할 일만 꼭 집어서 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첫 행보가 야당과의 협치다. 취임 첫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먼저 찾았다. “5년 내내 자주 찾겠다”고 했다. 얼마 전엔 5당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상석 없는 원형 테이블에서 오찬을 하며 협조를 구했다. 야당과 담을 쌓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비된다. 탈권위 행보도 눈길을 끈다. 청와대 참모진·내각 인사 때 직접 나서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기자들에게 “질문 없습니까?”라고 물었다. 와이셔츠 차림으로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야외에서 티타임을 갖고, 시민과 스스럼없이 ‘셀카’를 찍었다. 스승의날 초등학교를 방문해서는 사인받을 종이를 준비하지 못한 아이가 가방에서 종이를 꺼내는 동안 따스한 시선으로 기다려 줬다. 미국 대통령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님을 확인시킨 소탈함이다. 

박태해 논설위원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는 있을 수 있고, 정책의 적정성 여부는 지켜봐야겠지만 문 대통령은 그간 적잖은 일을 했다. 비정규직 비중이 가장 높은 인천공항을 찾아 공사로부터 연내 비정규직 1만명 정규직화 약속을 이끌어냈다. 세월호 사고 때 희생된 기간제 교사 2명의 순직 처리를 지시했다. 전 정권이 ‘현행법상 불가’라며 3년간 미뤘던 사안을 단칼에 해결했다.

9년 만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된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은 정권교체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특히 문 대통령이 37년 전 그날 아버지를 잃은 ‘5·18둥이’ 김소형씨를 안아주고 위로한 장면은 ‘한 편의 영화’였다. 전여옥 전 의원은 이를 두고 “치유를 받은 느낌”이라고 했다. 외국에 사는 기자의 고향 후배는 “5·18 때 난 초등학생이었다. 북한 괴뢰군이 나타나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들었는데… 내가 대구 출신이라 미안하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야당 의원들도 지지를 보낸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 대통령이) 새로움과 기대감을 만들고 있다”고 평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대통령이 너무 잘하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인기는 아이돌을 능가한다. 등산복 안경 구두 넥타이 등 문 대통령이 착용했던 ‘문템’이 특수를 누린다. 문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이니’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이니 하고 싶은 것 다해”란 말이 그들 사이에서 유행어다. 대통령이 무얼 해도 지지하겠다는 일종의 맹세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80%를 웃돌고 있다. ‘쾌조의 스타트’라 할 만하다. 하지만 ‘신드롬’은 오래가지 않는 법이다. 불통·권위의 대명사였던 전임 대통령과 대비돼 무엇을 해도 신선하게 보여 무한지지를 보냈다고도 볼 수 있다.

본 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과제는 산더미다. 북한 핵· 미사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는 시급한 안보 현안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도 만만치 않다. 코앞에 닥친 6월 한·미 정상회담이 시험대다. 일자리 창출, 양극화 해소, 소비 위축 등 현안이 즐비하다. 이 마당에 ‘적폐 청산’ 카드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4대강 감사 착수, 전교조 재합법화 논의는 우려스럽다. 주변에서 힘있는 지금 ‘청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스스로 한 말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취임 일성인 통합과 협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문 대통령은 그제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서 “다시는 실패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대통령만의 소망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바람이다.

박태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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