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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경기장서 ‘폭탄테러’…어린이 등 20여명 사망

입력 : 2017-05-23 18:40:49 수정 : 2017-05-24 02: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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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가수 공연 도중… 50여명 부상 22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경기장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해 20여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다.

영국 경찰은 이날 미국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콘서트가 진행된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자폭테러로 추정되는 폭발로 어린이 등 2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부상한 59명은 인근 6개 도시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콘서트에는 10대를 주축으로 2만여명이 운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3일 기자회견에서 범인이 누구인지 경찰은 짐작하고 있지만 신원을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레이터맨체스터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날 맨체스터에서 23세 남성 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IS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칼리프국가(IS가 스스로를 일컫는 명칭)의 병사가 군중 사이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IS는 앞으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경찰들이 22일(현지시간) 폭탄 테러가 발생한 맨체스터 아레나 앞 도로에서 사건 현장을 빠져나온 사람들에게 폭발 당시 상황과 용의자를 목격했는지 등을 묻고 있다.
맨체스터=AP연합뉴스
◆‘못 폭탄’에 아수라장 된 콘서트장

22일 오후 10시30분쯤 발생한 폭발로 맨체스터 아레나는 일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목격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폭발음이 들리자마자 너트와 볼트, 못 등이 여기저기로 날아갔다”며 “비명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고,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진 아이들도 많았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방송도 관중들은 피투성이가 되거나 극심한 공포 속에 비명을 지르며 경기장을 벗어나기 바빴다고 전했다. 앤드루 시니어(41)는 “아내와 두 딸이 콘서트장에 있다가 파편에 다쳤다”며 “아이들이 많이 희생됐다고 해서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스카이뉴스는 젊은 층에 인기가 많은 콘서트인 까닭에 친구들끼리 공연장을 찾은 10대들이 주로 희생됐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콘서트장을 찾은 어린 자녀들을 걱정하는 부모들의 글이 쏟아졌다. 파울라 로빈슨은 트위터에 “혼자 콘서트장을 찾은 아이들을 모아서 인근 호텔에서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며 “아이들에게 빨리 연락해보라”고 전했다. 6세 조카와 연락이 두절됐다는 사연도 전해진다.

◆“팝스타에 열광하고 집에 가는 10대들 겨냥”

영국 경찰은 콘서트가 끝난 직후 관객들이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경기장 매표소 인근에서 폭탄이 터졌다고 확인했다. 공연을 즐긴 10대 관객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맨체스터 아레나 인근 ‘대성당 정원’에서 범인이 원격으로 폭발물을 터뜨렸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CNN은 한 남성이 자살폭탄 테러를 자행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외신은 테러범이 여러 명일 수 있다고 전했다.

1995년 문을 연 맨체스터 아레나는 2만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다목적 경기장으로, 롤링스톤스나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공연을 열기도 했다. 이날 콘서트 표도 오래전에 매진됐다.

경기장 인근 빅토리아역은 하루 100만명이 오갈 정도로 규모가 큰 지하철역이다. 경찰은 테러 직후 빅토리아역 인근을 봉쇄하고, 지하철 운행도 일시에 중단했다. 영국 정부는 테러 경보 수준을 두 번째로 높은 ‘심각’ 단계로 높였고, 경찰 테러대응 전담팀과 정보국인 MI5를 수사에 긴급 투입했다.

◆두 달 만에 또 소프트테러… 영국 ‘패닉’

영국은 슬픔에 잠겼다. 지난 3월22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차량 테러가 일어날 지 두 달 만에 10대를 겨냥한 소프트테러가 발생한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5년 7월7일 발생한 런던 지하철 테러 사건 이후 영국에서 일어난 최대 테러 사건이라고 전했다. 당시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출근시간대에 벌인 폭탄 테러로 52명이 사망했다.

다음달 8일 조기총선을 앞둔 영국 정치권도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하고 한목소리로 애도를 표했다. 메이 총리는 희생자와 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철저한 수사를 약속했다. 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도 트위터에 “희생자와 가족에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날 무대에 선 그란데는 트위터에 “가슴이 찢어진다.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너무너무 미안하다”는 글을 남겼다.

정재영·조성민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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