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하고있다. 김해=청와대사진기자단 |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옆자리에 앉은 문 대통령은 추도식 말미에 직접 연단에 올랐다. 200자 원고지 8장쯤 분량, 8분가량의 짧은 인사말이었지만 고인에 대한 추모와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각오가 담겨 있었다.
文 대통령, 盧 묘역 참배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노 전 대통령의 묘비를 참배하고 있다. 김해=청와대사진기자단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을 마치고 헌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와 부인 권양숙 여사,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해=사진공동취재단 |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노무현의 꿈’을 넘어 ‘자신의 꿈’을 피력했다. “저의 꿈은 국민 모두의 정부,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라며 “개혁도 국민과 눈을 맞추면서, 국민이 원하고 국민에게 이익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노 전 대통령 유지 계승의 지향점은 국민통합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날을 마지막으로 남은 임기 중에는 추도식을 찾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 역시 특정 진영의 대통령이 아닌 국민 전체의 고른 지지를 받는 지도자가 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010년부터 열린 추도식에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던 문 대통령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도 오늘 아침 연설문 초안을 받아보고서야 이런 내용이 있는 것을 알았다”며 “선거과정에서 고인이 다시 정쟁의 대상이 됐는데, 앞으로는 고인을 편히 쉬게 해 달라는 뜻도 담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 행사가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렸다.추도식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노 전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김해=사진공동취재단 |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출신으로 문 대통령의 당선을 곁에서 도운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노 전) 대통령님을 그렇게 떠나보낸 분들의 응어리가 풀리고 대통령님이 못다 이룬 꿈을 새로 이뤄 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노 전 대통령이 살아 계셨다면) 그 길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길인지 아실 테니 (문 대통령) 어깨를 토닥토닥해 주시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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