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고가도로는 노후화로 철거될 운명에 놓였었지만 ‘고쳐서 다시 쓰자’는 ‘도시재생’ 개념이 도입돼 완전히 다른 시설로 재탄생했다. 2014년 9월 박원순 서울시장은 낡은 고가를 미국 뉴욕의 관광명소인 하이라인파크처럼 만들기로 결정하고 준비기간을 거쳐 이듬해 12월 공사에 들어갔다. 서울시는 고가도로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고가도로로 이용될 때 D등급이었던 안전등급은 B등급으로 상향됐다. 내진 1등급을 확보해 규모 6.5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했으며 성인 5만명이 한꺼번에 올라가도 이상이 없을 정도로 내구성을 강화했다. 보행로 조성에는 사업비 597억원이 들어갔다. ‘서울로 7017(1970년에 건설돼 2017년에 새로 태어난다는 의미)’로 이름 붙여진 고가공원은 17개의 보행길로 연결된다. 고가공원에는 꽃과 나무 2만4085주가 콘크리트 화분 645개에 심겨졌다.
박연직 사회2부 선임기자 |
개선점도 눈에 띄었다. 고가공원을 설계한 건축가 비니마스가 아무리 삭막한 도시에 푸른 자연이 생동하는 느낌을 전하겠다는 의도로 콘크리트 화분에 식물을 심었다고는 하지만 너무 인위적인 느낌이 강했다. 삭막한 인공미에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자연미가 아쉬웠다.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가 없는 것은 배려가 부족한 것으로 느껴졌다. 일정한 공간에 너무 많은 것을 보여 주려한 의욕 때문에 고가보행로가 대형 분재공원같이 보였다. 지난해 봄 찾은 하이라인파크에서는 인위적인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보행로 양쪽 바닥에는 다양한 나무와 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잔디밭에는 관광객들이 일광욕을 하거나 삼삼오오 모여앉아 대화를 나눴다. 단체 견학을 온 학생들은 도로를 조망할 수 있는 계단식 공간에 앉아 간식을 먹기도 했다. 연간 600만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된 하이라인파크가 처음 개장 후 10년 만에 최종적으로 완공된 것처럼 서울로 7017 또한 제기되는 문제점을 시간을 두고 보완해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대형화분을 좀 덜어내고 자연미를 살려내 걷는 길 본래의 기능에 충실한 공간으로 만들면 어떨까.
박연직 사회2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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