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이슈탐색] 봄 가뭄 심각한데… 올여름도 ‘마른장마’

입력 : 2017-05-23 19:32:47 수정 : 2017-05-24 01:36:2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경기 남부·충남 서부 영농 큰 차질/6월 구름 없이 맑은 날 많을 듯/7월 말부터 폭염·열대야 이어져/태풍 2개 정도 영향… 예년 수준 전국 곳곳이 봄 가뭄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올여름 ‘마른장마’가 예고됐다. 여름 기온은 예년보다 더 높아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겠지만 지난해 같은 ‘살인적인 무더위’는 찾아오지 않을 전망이다.

23일 기상청은 ‘2017년 여름철 전망’을 통해 6∼7월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고 8월은 평년과 비슷하겠다고 예보했다. 특히 올해도 장마철에 비가 내리지 않는 마른장마가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마른장마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이어져 하나의 패턴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2016년 7월 충남 논산 탑정호가 물이 말라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자료사진
장마전선은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쪽의 오호츠크해고기압이 만나는 경계에서 만들어지는데, 올해는 한반도 상층의 찬기운 때문에 6월 말까지 북태평양 고기압이 쉽게 북상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장마전선이 우리나라 남부나 그 아래쪽에 형성돼 마른장마가 되기 쉽다.

지난 3년간 장마철 강수량은 145.6∼332.1㎜로 평년(356.1㎜)보다 적었다. 

올해는 가뭄이 일찌감치 시작됐다.

3∼5월(20일까지) 누적 강수량은 111.0㎜로 평년(208.3㎜)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이번달에는 평년(74.1㎜)의 3분의 1 수준인 21.9㎜밖에 비가 내리지 않았다. 경기 남부에서 가뭄이 가장 심한 안성시의 경우 22일 현재 관내 17개 저수지의 저수율이 23.3%로 떨어졌다. 바닥을 드러낸 채 쩍쩍 갈라지는 곳도 있다. 충남 서산지역도 올 들어 전날까지 내린 강우량이 100㎜ 안팎으로 최근 5년간 1∼5월 평균 강수량(180㎜)의 55% 수준에 그치면서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모내기 철인데도 모내기를 못 하는 논이 속출하고 있고 오랫동안 물을 공급받지 못한 밭작물도 속수무책으로 타들어 가고 있다.

장마철에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는다면 가뭄이 7월 말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올 여름철 기온은 대체로 예년보다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6월은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이 억제되는 대신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동성 고기압이 지속되면 구름 없이 맑은 날이 늘어나고 그만큼 일사량이 많아져 기온이 올라간다. 7월 말부터는 고온다습한 공기를 퍼나르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듯하다.

우리나라 열대야와 폭염 일수는 지난해만큼 더웠던 1994년을 기점으로 크게 늘었다. 1973∼1993년 열대야와 폭염 평균 일수는 각각 7.0일, 8.6일이었지만 1994∼2016년에는 14.2일, 12.6일로 증가했다. 올해도 이런 경향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록적인 더위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티베트 고원의 눈덮임 덕분이다.

티베트 고원에 눈이 적게 쌓여 있으면 지표가 달아오르는데, 뜨거워진 공기가 상승하면 상층에는 마치 풍선이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고기압이 만들어진다. 이를 ‘열적 고기압’이라고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최악의 무더위를 맞은 것도 중국에서 만들어진 열적 고기압의 영향이 장기간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티베트 고원의 눈덮임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다.

김동준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올해 티베트와 중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지난해처럼 강한 고기압이 만들어지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지난해만큼 강력한 폭염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름철 태풍은 10∼12개가 발생해 이 중 2개 정도(평년 2.2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