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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똑똑해진 알파고 2.0… ‘AI에 대한 인간의 도전’ 주목

입력 : 2017-05-22 18:47:46 수정 : 2017-05-22 22: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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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中 커제와 세기의 대국 재연
지난해 3월 인공지능(AI) 바둑 기사인 알파고는 인간계 고수인 이세돌 9단을 꺾으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AI가 체스에서 인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적은 있지만, 알파고와 이 9단의 대결 전까지만 해도 경우의 수가 10의 170승이나 되는 바둑은 컴퓨터가 뛰어넘을 수 없는 ‘난공불락’의 성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알파고는 이 9단을 4대1로 가볍게 누르며 바둑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한국기원은 알파고가 ‘입신’(入神)의 경지에 올랐다며 프로 명예 단증을 수여하기도 했다. 알파고가 이번엔 세계 최고의 기사로 평가받는 중국의 커제 9단과 세기의 대결을 재연한다.

알파고 개발사인 구글 딥마인드는 23일부터 27일까지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바둑의 미래 서밋’ 행사를 열고 알파고와 중국 고수들 간의 바둑 대국을 개최한다.

지난해와 달리 이번엔 바둑계와 정보기술(IT) 업계가 인간이 아닌 알파고의 낙승을 예상하고 있다. 인간에 대한 AI의 도전에서 AI에 대한 인간의 도전으로 패러다임이 바뀐 셈이다.
관심은 승패 자체보다는 1년여의 시간 동안 알파고가 얼마나 진화했으며, 이에 인간 기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쏠린다. 이번에 출전하는 알파고는 이 9단과 대결한 1.0버전(1세대)이 진화한 2.0버전(2세대)이 치르는 첫 공식 대전이다.

이 9단과의 대국 때와는 달리 이번 행사에서는 다양한 방식의 경기가 진행될 예정이다. 정상급 기사 5명이 팀을 이뤄 알파고와 겨루는 ‘단체전’과 알파고와 인간 기사가 팀을 이뤄 상대 팀과 싸우는 ‘페어바둑’ 대결이 펼쳐진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관심은 커제 9단과 알파고의 맞대결이다. 알파고와 커제 9단은 23일과 25일, 27일 3번에 걸쳐 대국을 펼친다. 이 9단과의 대결 때는 제한시간이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3회의 조건이었지만, 이번엔 각자 3시간에 1분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커제 9단은 이 9단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에서 알파고와 겨루는 셈이다.

이 9단과의 대결 이후 알파고는 ‘마스터’라는 아이디(ID)로 온라인에서 세계 최고수들과 60번의 대국을 둬 모두 승리했다. 커제 9단도 마스터와의 대결에서 이미 패한 적이 있다. 더 놀라운 건 60전 전승을 거둔 마스터가 알파고 2.0의 ‘시제품’이었다는 점이다. 이번 공식 대결에 나서는 알파고는 마스터보다도 더 진화한 버전이다. 역시 마스터에 패한 구리 9단은 커제 9단의 승률이 10%에 불과하다고 전망했다.

커제 9단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매우 어려운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전에는 알파고의 많은 수가 인간의 것이었지만 지금은 신선이 두는 수처럼 느껴진다”고 실토했다. 커제 9단의 자신감을 잃은 어투는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당시 이 9단에게 독설을 날리며 알파고와 붙으면 자신의 승리를 장담했던 것과는 대비된다. 커제 9단은 당시 “(이 9단은) 인류 바둑 기사의 대표 자격이 없다. 이제 이세돌에게 야유를 보내겠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새로운 알파고 2.0과 기존의 알파고 1.0을 나누는 중요한 차이 중 하나는 학습 방식이다. 알파고 1.0은 인간 기사들이 둔 바둑 대국을 학습해 최적의 수를 찾는 방식을 썼다. 지난해 이 9단은 4국에서 알파고가 예상하지 못한 의외의 수를 두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번 대국에서는 이 같은 방식이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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