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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자문도 AI시대

입력 : 2017-05-21 20:45:09 수정 : 2017-05-21 20:4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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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 넓혀가는 인공지능 펀드매니저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 펀드매니저가 당신의 자산을 키워드립니다.”2050년 미래사회의 증권사 광고 문구가 아니다. 2017년 현재의 인공지능(AI) 기술로 구현되고 있는 현실이다.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들이 개발한 로봇 알고리즘(문제해결 방법·인공지능 프로그램이라는 의미)이 진화하며 수익률을 높여가고 있다. 불완전한 기술로 중도에 개발을 포기하는 회사도 나오고 있지만 로봇 펀드매니저는 서서히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가는 중이다.

◆로봇이 투자하는 시대

21일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진행된 로보어드바이저 1차 시험 결과 42개 알고리즘 가운데 66.6%인 28개 알고리즘만 1차 심의를 최종 통과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자문가를 뜻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다. 컴퓨터 프로그램이 짜여진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짜거나 자산을 배분해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1년 전부터 실제 투자에 활용되며 고객의 돈을 받아 투자에 나서고 있다. 주식시장의 전산업무를 담당하는 코스콤은 이들의 성능 검증을 위해 테스트베드(시험무대)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1차 시험을 마쳤고 현재 2차 테스트베드가 진행 중이다. 2차 테스트에는 20개 회사의 22개 알고리즘이 도전장을 던졌다.

1차 시험의 운용결과를 살펴보면 국내 자산에 투자하는 안전추구형 포트폴리오 평균 수익률은 0.63%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상승률은 3.5%다. 매매회전율은 148.82%로 전체 보유 주식의 종목이 1.5번 정도 바뀐 셈이다. 위험중립형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1.48%로 나타났고 적극투자형의 경우 2.88%로 나타났다.

해외 자산에 투자한 포트폴리오를 보면 안전추구형 0.15%, 위험중립형 2.03%, 적극투자형 2.86% 등으로 집계됐다. 해외 안전추구형은 국내 자산에 비해 낮은 수익률을 보였고 나머지 수익률은 국내 자산과 비슷했다. 해당 업체들은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는 변수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스콤은 알고리즘의 합리성, 투자자 맞춤성, 법규준수성, 시스템 보안성, 안정성 등을 평가했다. 참여 업체별 검증 통과율은 증권사 85.7%, 은행 85.7%, 투자자문사와 일임사 62.5%, 비금융 기술업체 55%로 나타났다. 기존의 투자 경험과 자본이 뒷받침된 증권사와 은행 등의 성과가 좋았으며 기술력만 갖췄거나 투자이력에 비해 기술력이 떨어지는 투자자문사와 비금융 기술업체의 성과가 낮았다.


◆풀어야 할 과제들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투자는 투자자 성향 파악을 통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이를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를 통해 실행하는 단계를 거친다. 실제 투자가 시작되면 시장 상황에 따라 로보어드바이저가 자동으로 자산 비중을 조절하며 대응한다. 처음 투자자 성향 파악 시 위험성향, 투자목적, 투자금, 목표수익률을 정하고 이에 따라 안전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으로 나눠 자산을 배분한다.

그동안은 고액 자산가가 아니면 자산 배분 투자는 생소한 개념이었다. 하지만 최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퇴직연금 등이 활성화하면서 개인투자자 사이에도 자산운용 개념이 활성화하고 있다. 원래 로보어드바이저는 낮은 수수료가 장점이지만 국내에서는 비대면 계좌 가입이 허용되지 않고 기술 도입 초기여서 수수료가 높은 게 흠이다.

미국의 주요 로보어드바이저들은 0.15∼0.5%의 수수료를 받는다. 일부 회사들은 기본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하고 절세 등 특별한 부가서비스에만 수수료를 받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전통적 자문 서비스의 평균 수수료가 1%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저렴하다. 하지만 국내는 증권사, 은행, 자산운용사 등이 결합하면서 수수료가 1.5∼2% 안팎으로 높은 편이다. 가입 방식도 온라인 비대면 서비스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앞으로 비대면 온라인 가입이 실현되면 국내도 해외처럼 저렴한 수수료가 도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외 뉴스에 따라 변화하는 주식시장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급변하는 주식시장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수익률이 저조했다. 아직은 과거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투자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자연어(언어) 처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조만간 실시간 뉴스를 분석해 투자전략에도 대응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나올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한정적인 뉴스만 보고 투자를 판단하는 인간과 달리 로보 어드바이저는 모든 뉴스를 분석하고 과거 추이를 비교해 더 빠른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석희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사무국 부장은 “2차 테스트베드는 알고리즘 주식 편입 종목 수를 5개에서 10개로 늘리고 운용자금도 운용사가 폭넓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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