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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통일, 北에 관한 인식부터 전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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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18 01:14:45 수정 : 2017-05-18 13: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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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주민, 다문화 아닌 ‘또 다른 우리’ 자각 / 서로 다름과 차이 수용하는 교육부터 해야 북한의 도발행위는 우리를 비롯한 국제사회에 끊임없는 인내를 요구한다. 지난달 7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하여 마주앉은 정상회담에도 보란듯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에도 역시 아랑곳하지 않고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이렇듯 북한의 도발은 우군이든 적군이든 아랑곳하지 않고 ‘내 갈 길을 가겠다’는 시위처럼 보인다.

이명박, 박근혜정부가 들어서 김대중, 노무현정부의 햇볕정책을 비판하며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에 관해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며 금강산관광 중단에 이어 개성공단마저 철수했다. 한반도 비핵화의 명분하에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허용할 수 없다며 북한의 국제적 고립과 압박을 강화했다. 지난달은 당장이라도 전쟁에 휩싸일 것 같은 위기와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지난 5월 15일 스승의날을 맞아 서울 은평구 소재 선정국제관광고 강당에서는 이색적인 행사가 진행되었다. 올해 4회째를 맞고 있는 ‘남북 교사가 함께하는 스승의날’이다. 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과 (사)통일사랑교육협의회가 공동 주최하며 학생과 탈북교사 15명 등 전체 43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학생들은 남북한 교사 60여명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선생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탈북교사의 아코디언 반주에 맞춰 ‘통일의 노래’와 ‘그리운 금강산’ 그리고 북한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기도 했다.

이 행사는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2014년도를 빼고는 이제까지 지속되고 있다. 탈북교사들은 공식적인 행사를 마치고, 이날 하루 북한에 두고 온 제자를 생각하며 일일명예교사로 학생들 앞에 선다.

교실 수업시간에, 북한의 주민 입장에서는 통일에 관한 열망이 어느 정도이냐는 학생의 질문에, 먹고살기에 급급하여 통일에 관해 별로 생각해 보지 못했다며 북한 현실을 소개했다. 남한에서는 자식을 마음 놓고 교육할 수 있다는, 앞서 탈북한 지인의 설득에 단행을 내려 남한에 왔지만 자녀가 휴대폰게임에 빠져 있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결정이 결국 잘한 것인지 혼란스럽다는 심경을 고백하기고 했다. 북에 두고 온 가족을 위해 돈을 벌어 송금하고 있다는 사실도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학생들에게는 그 어떤 수업보다 남북한의 상황을 체험할 있는 통일교육이 되었다. 몇년 전 이 행사를 처음 시작할 때는 탈북인을 직접 대면한다는 점에서 학생들은 두려운 마음까지 가졌었다. 해가 거듭될수록 학생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처음 남한 학생들 앞에 섰던 탈북교사들이 학교를 다녀간 후 자신들도 교단에 서고 싶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탈북교사들은 생계를 위해 대부분 다른 직종에 종사하고 있었다. 이를 계기로 이들은 통일부의 보수교육을 이수한 후 초중등학교나 교육연구기관에 배치되어 통일 관련 의식교육이나 계기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들이야말로 남북한 통일이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나 현실적인 젊은 층에게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독일이 통일 전 파산지경의 동독 경제와 동서독 주민 간의 경제적 격차를 놓고 통일에 관해 우려하는 시각이 많았다. 현재 남북한이 처한 상황과 흡사하다. 독일의 통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남북한 통일은 이제 이데올로기를 넘어 서로간의 다름과 차이를 수용하는 교육부터 이뤄져야 한다. 반세기 넘게 헤어져 고착화된 이질문화를 단지 다문화로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과 인식부터 달라져야 한다. 북한은 다문화가 아닌 또 다른 우리이자 나 자신이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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