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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헛다리 전망 <中> ] 왜 틀리나…무용론 제기

입력 : 2017-05-17 09:09:25 수정 : 2017-05-17 09: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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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도 보고서 1건…외국계 두자릿수 매도 비율 대조적
기관·기업용 보고서 전락…"투자자 스스로 분별능력 키워야"

증권사 시세 전광판 사진=연합뉴스

투자자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하는 증권사 보고서들의 예측이 번번히 빗나가면서 신뢰도에 금이 가고 있다. 증권사들의 빈곤한 예측력은 증권사 신뢰도 하락, 더나아가 결국 시장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문제는 이같은 잘못된 전망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투자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애널리스트들은 기업 정보접근 제한, 전문 인력 부족 등 기업 분석에 어려운 점을 호소하기도 한다. 세계파이낸스는 증권사들의 과도한 장미빛 전망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투자자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매년 반복되는 증권사들의 헛다리 분석에 주가 예측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기업과의 관계 유지 외에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들어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1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증권사 전체 보고서 중 매도 의견을 낸 보고서는 단 1건이었다. 비중 축소 의견까지 매도 리포트로 포함시킬 경우엔 총 25건으로 전체 24261개 보고서 가운데 0.098% 수준에 그쳤다. 두자릿 수에 달하는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리포트 비율과 대조적이다.

주가와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가 많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한계 속에서도 증권사들의 일관된 장미빛 전망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기업과 기관투자자들에게 유리한 '매수' 보고서를 내면서 정보 접근에 한계가 있는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와 달리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이 복잡해지고 있는데 반해 증권사들이 과거를 토대로 예측 모델을 세우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이는 현재와 미래의 주가변동에 작용하는 변수들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는 얘기다.

증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했던 A씨는 "대부분 리서치센터에서는 기업 전망을 높게 잡는 경향이 있다"며 "주가 예측은 신의 영역이고 대내외 변수외에도 심리적인 요인에도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시장 흐름이 바뀔때마다 전망치를 수정하면서 스스로 신뢰도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매년 코스피에 대한 전망이 틀리면서 기존 전망을 수정하는 사례가 일종의 관행처럼 퍼지고 있다. 올해 코스피가 상승 행진을 이어가면서 코스피 밴드를 낮췄던 증권사들은 서둘러 수정치를 내놓고 있다.

HMC투자증권이 작년 3월8일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매도 의견 보고서를 냈다 자료=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들도 할말은 있다. 기업에 부정적인 보고서를 쓰게 되면 출입을 거절당하는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말한다. 과거 기업에 불리한 보고서를 작성했다가 기업으로터 출입제한을 받은 애널리스트가 있었다.

기업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엔 고급 정보도 얻을 수 없어 사실상 업무 진행이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한다.  또 애널리스트들은 회사 내부에서 기업 회사채 인수업무로 수익을 내는 기업금융 부서의 눈치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기업 분석을 위한 애널리스트들 수도 감소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가의 꽃'으로 불렸던 애널리스트 수는 2012년 1300명대에서 작년 1000명대로 5년새 18%나 감소했다.

업황 부진으로 인한 구조조정으로 리서치팀이 축소되면서 기업탐방 기회가 거의 중단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여전히 증권사 보고서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뿐만 아니라 정보에 목마른 개인투자자들이 참고하는 자료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종목 중 대형주 위주로 다뤄지면서 기관과 기업을 위한 보고서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증권사 한 영업점 직원은 "증권사 보고서에 대해 맹신하기보다는 시장 흐름을 이해하는데 참고하는 수준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투자자가 내용을 봐서 논리적으로 추릴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영일 기자 jyi78@segye.com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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