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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 투자’ 개미… 눈 앞 잔수익보다 대세 읽어야

입력 : 2017-05-15 03:00:00 수정 : 2017-05-15 01: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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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에도 실속 없는 개인… 투자 전략은 주식 투자 경력이 15년인 J(50)씨는 지난 12일 코스닥시장의 3000원대 주식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시장)의 소형주 몇 종목 등 2000여만원어치를 모두 팔아치웠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2219.67에서 지난 11일 2296.37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지만 그의 계좌에 불어난 평가금액은 지난달과 별반 다름이 없다는 상대적 박탈감에서였다. 이들 종목은 J씨가 지인들로부터 ‘따끈따끈한’ 정보를 들은 뒤 베팅한 종목들이다. 가끔은 폭등하며 시세를 분출하기도 했지만 상승장에서 그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해 주진 않았다. 그런 그가 큰 결단을 내린 뒤 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다. 지난 12일 종가가 229만1000원이어서 개미군단이 사들이기에는 금액적으로 부담이 큰 종목이다.

주식 투자에 가정이 없다지만, 만일 J씨가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2일 삼성전자(종가 180만5000원)를 사서 지난 12일 팔았다면 어떤 결과를 남겼을까. 단순 계산해서 삼성전자 10주를 보유했다고 하면 주당 50만원가량 올랐으니 실현했다면 25% 정도의 수익률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2300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J씨와 같은 개인 투자자들의 상실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사들인 종목이 시세를 분출한 반면 개미군단이 매수한 종목은 변화가 없거나 심지어 하락하고 있어서다. 


◆상승장, 청개구리 투자로 개미군단 울상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오르기 시작한 지난달 12일부터 한 달간 개미군단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누적 순매수 기준) 10개의 평균 수익률은 -0.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7.4% 상승했지만 개인은 오히려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개인 누적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에 1∼2위인 한국전력과 LG디스플레이는 각각 3.67%, 5.83% 하락했다. 롯데케미칼(-1.95%)과 SK텔레콤(-3.67%) 등 6개 종목도 줄줄이 떨어졌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같은 기간 가장 많이 사들인 10개 종목은 평균 수익률이 각각 14.1%와 13.8%로 나타났다..

개인이 투자를 꺼리는 비싼 주식일수록 수익률은 더 높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종가가 100만원 이상인 고가 주식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5.07%로 다른 가격대 주식보다 높았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27.14% 상승했고, 삼성전자 우선주도 21.70% 올랐다. 롯데칠성(176만7000원)도 21.03% 상승했다. 주가가 50만∼100만원짜리 9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이 10.92%로 그 뒤를 이었다. 5만∼10만원대 92개 종목의 수익률은 7.65%였다. 294개 종목이 포함된 1만∼5만원대 주식의 수익률은 7.16%였다. 이밖에 5000∼1만원(157종목·5.30%), 1000∼5000원(218종목·3.18%) 등 가격이 싸질수록 수익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1000원 미만 주식들의 수익률은 -4.04%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은 저가 소형주 위주 투자 방식과 오를 때 충분히 수익을 내지 못하는 조급함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D증권 영업부 관계자는 “개인 고객은 여전히 소형주나 코스닥시장의 투기적 성향이 강한 종목을 선호한다”면서 “6년 전 증시가 상승할 당시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특히 개인들은 수년간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장세에 익숙하다 보니 오르면 바로 실현하려 한다. 손실을 보다가 수익구간에 들어가기만 하면 바로 매도하는 데다 과거 손실까지 성급히 보상 받으려는 보상심리도 강하다 보니 상승장에서 큰 수익을 낼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것이다. 잘 해야 ‘잔수익’이다. 개인은 최근 한 달간 코스피 상승 국면에서 대부분 순매도세였다. 개인은 코스피 사상 최고가 경신을 앞둔 지난 2일 이후에도 5거래일 연속 팔자에 치중했다.

◆외국인·기관의 매매 종목 주시해야

지난 12일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037억원, 939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3635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대조적인 매매행태를 보였다. 주목할 부분은 이날 외국인이 6거래일 만에 매도 물량을 쏟아낸 점이다. 외국인 매도 공세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15일 이후 장세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외국인의 연속 순매도 여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코스피시장의 상승 추세가 유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 유입 가능성이 있는 부동자금도 넘쳐 난다. 14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증시 주변 자금은 110조6268억원에 달했다. 한 달 사이에 3조4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부동자금이 110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지난해 7월 112조2216억원 이후 최대다.

현 장세에서 개인 투자자는 외국인, 기관의 순매수 전환 종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순매수 전환 종목은 장기 투자에 활용하기보다는 외국인, 기관의 매매 동향을 파악하는 참고 자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시장에서 최근 외국인이 5일 이상 순매수한 종목으로 삼성물산, 신한지주, 삼성생명, LG전자, 하나금융지주, 아모레G, S-Oil, 우리은행 등을 꼽았다. 외국인이 4일 연속 순매수한 종목은 현대모비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BGF리테일, 현대건설, 한화케미칼, 현대미포조선, 넥센타이어를 제시했다.

또 외국인, 기관이 순매수 전환한 종목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외국인 순매수 전환 종목은 미래에셋대우, 동부하이텍, OCI, 우리들제약, 현대엘리베이터, 두산중공업, 아시아나항공, SK케미칼이었으며 기관 순매수 전환 종목은 GS, 현대제철, GKL, 삼천리, 삼성엔지니어링, F&F, 한국항공우주, 코리아써키트였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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