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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가난해서 두 아들 중 1명만 살리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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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15 13:46:18 수정 : 2017-05-15 14: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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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자마자 심장과 호흡기 질환 등을 앓아온 쌍둥이 형제에게 살 것이냐 말 것이냐를 놓고 운명을 맡겼던 중국의 한 가난한 부부가 사연을 접하고 온정의 손길을 내민 네티즌들 덕분에 두 아들을 모두 병원에 데려갈 수 있게 됐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중국 봉황망(鳳凰網) 등 외신들에 따르면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에 사는 웬 유안 군과 웬 보 군은 선천성 심장질환과 호흡기 질환 등을 앓고 있다. 두 아기는 작년 9월에 태어났다.

두 아들을 치료하려 왕씨 부부가 여기저기서 돈을 모았지만 치료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치료에 들어간 돈만 20만위안(약 3300만원)인데 그나마 16만위안(약 2600만원)은 다른 사람들과 은행에서 빌린 돈이어서 4만위안(약 650만원)을 마련하는 것조차 허덕였던 부부는 빚더미까지 떠안은 신세다.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에 사는 웬 유안(사진에서 왼쪽) 군과 웬 보 군은 선천성 심장질환과 호흡기 질환 등을 앓고 있다. 중국 봉황망 캡처.


더 늦으면 아기들이 위험할 수 있다는 의사의 말에 부부는 길거리를 떠돌며 구걸했지만 치료비를 충당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도 없었다. 둘 다 살릴 수 없다면 한 아이에게라도 치료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부부는 생각했다.

 
두 아들을 안고 구걸해야 했던 왕씨 부부. 중국 봉황망 캡처.


그렇게 부부는 운명의 장난을 시작했다.

이들은 ‘치료를 받는다’와 ‘치료를 받지 않는다’고 적힌 쪽지를 이달초 두 아들에게 내밀었다. 당연히 글자를 모르는 탓에 아들들이 뜻을 알고 쪽지를 집을 리 없었다. 세상 어느 부모가 자녀를 책임지지 않으려 하겠냐만, 두 사람 처지는 그렇게라도 해야 할 만큼 절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의 한 병원에 온 건 '치료를 받는다'는 쪽지를 잡은 웬 유안 군이었다. 중국 봉황망 캡처.


웬 유안 군이 치료를 받는 것으로 결정 나자 부부는 웬 보 군을 할머니에게 맡기고 집을 떠났다. 엄마, 아빠가 어딘가 가는 걸 눈치라도 챈 듯 웬 보 군은 세상을 잃은 것처럼 울음을 터뜨렸다. 그런 아들을 남기고 집을 나서야 했던 부모의 마음은 어땠을까.

상하이의 한 종합병원에 도착한 왕씨 부부. 그런데 웬 유안 군의 상태가 예상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는 할 말을 잃었다. 그나마 남겨둔 돈도 아들의 치료비로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는 결국 고개를 떨궜다.

이들의 사연을 안 현지 기자가 기사를 쓰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아기들을 치료하라며 네티즌들이 모금운동을 벌인 결과 80만위안(약 1억3100만원) 넘는 돈이 모였고, 다행히 웬 보 군도 상하이로 데려올 수 있게 됐다.

지난 12일 고향에 남은 할머니가 웬 보 군을 데리고 먼저 떠난 가족에게 오는 중으로 알려졌다. 곧 다섯 가족이 만나게 되면 이들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이야기가 상하이에서 펼쳐질 거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사연을 안 네티즌들은 이들의 완쾌를 바라고 있다.

 
두 아들을 안은 엄마의 모습. 중국 봉황망 캡처.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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