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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정의 원더풀 다뉴브강] 선상위의 아침… 고풍스런 헝가리… 어느새 친숙해진 승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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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13 09:00:00 수정 : 2017-05-11 22: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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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시내 투어
크루즈 창밖으로 다뉴브강과 부다페스트 시내를 붉게 물들이며 아침이 밝아온다.
크루즈 여행을 시작하면서 뱃멀미를 걱정했지만, 지난밤 객실에서는 강물 위에 떠 있다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편안한 잠자리에서 일어나 발코니에서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서야 비로소 강 위에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다뉴브 강변에 자리한 웅장한 헝가리 국회의사당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건국 1000년을 기념해 세워진 국회의사당은 영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강물이 잔잔하기도 하지만 앞뒤로 길게 뻗은 배의 구조가 강물의 출렁임을 막아주고 있다. 상대적으로 흔들림이 많은 배의 이물이 아니라 배의 고물에 객실들이 배치되어 있는 것도 편안한 잠자리를 위한 듯했다. 물론 배의 가장 뒤쪽에는 스위트룸이 자리하고 있다.

아침식사를 위해 찾은 크루즈 레스토랑이 승객들로 가득하다. 레스토랑에서는 기본 음식이 뷔페식으로 차려지고 메인요리는 주문을 받아 즉석에서 조리해 제공한다.
선실 문을 열고 라운지로 나가니, 간단한 음료와 쿠키 그리고 빵들이 준비되어 있다. 승객들을 위해 24시간 제공된다고 한다. 잠을 깨기 위해 따뜻한 커피 한잔을 들고 선실로 들어왔다. 창밖으로 다뉴브강과 부다페스트 시내를 붉게 물들이며 아침이 밝아온다. 부다페스트의 고풍스런 아침풍경을 커피 한 잔의 여유로움과 함께 즐긴다. 어느 커피 광고의 모델이 부럽지 않다.

지난 밤 배는 출항하지 않고 선착장에 정박해 있었다. 오전에 부다페스트 시내 관광을 마치고, 점심식사와 함께 출항할 예정이다. 이른 아침식사를 위해 찾은 레스토랑은 승객들로 가득하다. 모두 나처럼 배에서 첫날밤을 설렘으로 설친 듯하다. 레스토랑에서는 기본 음식이 뷔페식으로 차려지고 메인 요리는 주문을 받아 바로 제공됐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영웅광장 가운데 높게 솟은 건국기념비가 눈에 띈다. 기념비 꼭대기에는 가브리엘 대천사가, 그 주위를 힘찬 모습으로 호위하는 기사들이 서있다. 기사들은 헝가리 건국 영웅으로 추앙받는 마자르족 아르파트 족장과 6명의 부족장이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오전 8시부터 크루즈에서 제공하는 부다페스트 시내 투어가 시작됐다. 리버 크루즈의 장점은 대부분의 시내 투어 프로그램이 가이드와 함께한다는 점이다. 장시간 바다를 이동하다 대도시에 들르는 오션크루즈 경우 시내 투어는 비용을 부담해야하는 옵션인 경우가 많다. 부다페스트 시내 투어는 헝가리의 샹젤리제 거리라는 안드라시 거리를 따라 영웅 광장까지 걸으며 진행된다. 안드라시 거리는 1868년 외무장관이었던 안드라시 백작이 파리에 다녀온 후 도시계획 일환으로 1872년에 완성한 거리다. 에르제베트광장에서 영웅광장까지 일직선으로 뻗은 총 길이 2.3㎞의 대로 옆으로 지은 지 100년 넘은 건물들이 고풍스러운 멋을 뽐낸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지정될 만큼 문화적 가치가 높은 건물들과 함께 헝가리의 샹젤리제 거리라는 명성 따라 명품 브랜드 상점들이 이어진다.

부다페스트 시내 투어는 헝가리의 샹젤리제 거리로 불리는 언드라시 거리를 따라 영웅 광장까지 걸으며 진행된다.
중세풍 벽돌길을 따라 걸으니 벽면을 따라 조그만 사진들이 걸려있는 건물이 보인다. 주변 건물들과 분위기가 다른 이 건물은 2차 세계대전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테러하우스’다. 내부에는 당시 잔혹상과 피해자들의 모습을 전시해 놓았다. 안으로 선뜻 발길이 향하지는 않았지만 입구부터 어린 학생들로 붐빈다. 체험학습을 오는 학생들이라고 한다. 80여년이 흘러도 나치 만행에 대한 교육은 계속되고 독일 사과도 계속된다고 한다. 그것이 다시는 잘못된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유럽인들 의지일 테다. 일본으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선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다뉴브강과 페스트 지역이 내려다보이는 어부의 요새는 19세기 시민군이 왕궁을 지키고 있을 때, 다뉴브강 어부들이 이 요새를 방어한 데서 유래했다. 하얀 대리석으로 지어진 마티아스 성당이 눈부시게 빛나는 자태를 뽐낸다. 높고 웅장한 첨탑과 아름다운 전통 문양 지붕이 위엄 가득한 모습이다.
무거운 마음을 떨쳐내는 사이, 투어는 웅장한 건물을 자랑하는 국립 오페라 하우스에 이르렀다. 공연을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눈부신 샹들리에를 비롯해 아름답게 꾸며진 내부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오페라 하우스를 지나 영웅광장에 이르렀다. 광장 한가운데 높게 솟은 건국기념비가 눈에 띈다. 1929년 건국 1000년을 기념해 건립된 기념비 꼭대기에는 헝가리 최초 왕 이슈트반에게 왕관을 씌워 줄 것을 계시했다는 가브리엘 대천사가 서 있다. 그 주위에 힘찬 모습으로 원주를 호위하는 기사들은 헝가리 건국 영웅이라는 마자르족 족장 아르파트와 6명 부족장이다.

어부의 요새는 부다페스트 전망대로서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시대 주요 성당들의 높은 첨탑과 다뉴브 강변에 자리한 웅장한 국회의사당 등의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뉴브강과 페스트 지역이 내려다보이는 어부의 요새에서는 가이드가 어부들과 얽힌 부다페스트 역사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부의 요새라는 이름은 19세기 시민군이 왕궁을 지키고 있을 때, 다뉴브강 어부들이 이 요새를 방어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제 요새 기능은 사라졌지만 부다페스트 전망대로서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시내 주요 성당들의 높은 첨탑과 다뉴브강변에 자리한 웅장한 국회의사당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건국 1000년을 기념해 세워진 헝가리 국회의사당은 영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고 한다. 어부의 요새 가까이에는 하얀 대리석으로 지어진 마티아스 성당이 눈부시게 빛나는 자태를 뽐낸다. 14세기 때부터 헝가리 왕실의 대관식과 왕조들의 결혼식이 진행됐다고 하는데 왕족이 사라진 지금도 높고 웅장한 첨탑과 아름다운 전통문양 지붕이 위엄 가득한 모습이다.

크루즈 라운지에서는 다음 목적지인 빈에 관한 안내가 한창이다. 비엔나 커피에 대한 설명이 진행되고 유명한 카페 소개와 오스트리아 차 문화에 관한 설명도 이어진다.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 투어는 끝이 나고 일행은 점심식사가 준비된 크루즈로 돌아왔다. 함께 투어에 나섰던 일행들과 어울려 식사를 하는 사이 정박해 있던 크루즈가 서서히 앞으로 나아간다. 드디어 출항이다. 다음 목적지는 오스트리아 수도 비엔나다. 출항과 함께 선상 프로그램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크루즈 매력은 크루즈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은 안전교육부터다. 구명조끼를 입고 크루즈에서 비상사태를 위한 대처 교육이 진행됐다.

조타실에서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배의 모습을 보니 선실과 갑판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긴장감이 느껴졌다.
안전교육에 이어 조타실 구경 기회가 제공된다. 배를 조정하는 곳에서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배의 모습을 보니 선실과 갑판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긴장감이 느껴졌다. 조타실 구경이 끝나고 라운지에서는 다음 목적지인 비엔나에 관한 안내가 한창이다. 비엔나 커피에 대한 설명이 진행되고 유명한 카페 소개와 오스트리아 티 문화에 관한 설명도 이어진다. 

라운지에서는 오스트리아 차와 함께 어울리는 사과파이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제빵사가 나와 요리 시범을 보이는데 여행객들은 반죽 과정부터 함께 요리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소개가 끝나자 오스트리아 티와 함께 어울리는 사과 파이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제빵사가 나와 요리 시범을 보이는데 희망자는 반죽 과정부터 함께 요리를 만들어 볼 수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사과파이는 차와 함께 모두에게 제공된다. 한 배를 탄 승객들은 금세 친숙해진다. 어느새 라운지는 승객들의 수다로 왁자지껄하다. 강변 사이로 그림 같은 풍경들이 지나간다. 해가 지면서 강물은 온통 붉은 색이다. 하염없이 노을을 바라보는 동안에도 크루즈는 다뉴브강을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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