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그림에 어떤 이상이 있느냥 추구한다. 그러면서 특정 사조나 화법에 갇히게 된다. 작가는 그저 마음가는대로 선을 긋고 색칠놀이를 할 뿐이다.
"노자는 털 한올을 뽑아서라도 천하를 이롭게 하지 않으리라 했습니다. 명분의 ‘허례허식’을 간파한 말이지요 그림도 매한가지라 생각합니다."
그는 “노자는 저 높은 곳에 설정되어 있는 체계나 기준을 갈망하지 않았다”며 “바로 지금 여기에 있는 구체적 자연성에 충실했다”고 강조했다. 정해진 특정 맛이 아니라 지금 자신이 먹고 있는 음식의 맛을 즐기는 것이다.
“저는 지금 내가 붓을 들고 있다는 것에 충실하고자 합니다.저 멀리 걸려 있는 이상을 향해 맹목적으로 내달리지는 않을 겁니다.”
그는 보편의 그늘 아래서 초라해 보이도록 강요된 개별자들이 사실은 완결된 존재라는 것을 그림을 통해 말하고 싶어하는 듯하다.
편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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